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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서 NYT 기자 체포 위기에도… “트럼프 정부는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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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서 NYT 기자 체포 위기에도… “트럼프 정부는 수수방관”

입력
2019.09.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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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특파원 당시 디클랜 월시. NYT캡처.
카이로 특파원 당시 디클랜 월시. NYT캡처.

이집트에 주재하던 뉴욕타임스 기자가 이집트 당국에 체포될 위기에 처했는데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수방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실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의 발행인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가 23일(현지시간) 브라운대 강연에서 2년 전 사건을 처음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같은 날 NYT 칼럼에도 이에 대해 기고했다.

NYT 특파원으로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던 디클렌 월시는 2017년 8월 본사로부터 긴급한 연락을 받았다. 이집트 당국이 그를 즉시 체포할 테니 신속히 달아나라는 것이었다. 월시의 기사에 격분한 이집트 당국이 그를 노리고 있다며 미국 관료가 NYT에 경고한 직후였다. 그는 이집트 인권단체 억압 실태, 엘시시 대통령의 반정부 인사 축출 등 이집트 정권에 대한 비판 기사를 써왔다. 사건 며칠 전에는 의문의 죽음을 맞은 이탈리아 학생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월시는 곧 미국대사관에 연락을 했지만 대사관 측은 “우려스럽다”고 말할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월시는 그의 출신 국가인 아일랜드 정부에 연락을 했고, 곧바로 그를 공항으로 태워간 아일랜드 직원 덕분에 빠르게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설즈버거는 “(NYT에 위험을 경고한) 미국 관료는 그의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며 “미국 정부가 정보를 뭉개고 (월시가) 체포되게 내버려 두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설즈버거는 이 사건이 트럼프 정부가 언론을 공격하는 새로운 방식인 동시에 위협에 직면한 언론인들의 권리가 축소되고 있는 모습을 상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라운대 강연에서 “언론인들이 타국, 특히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선 국가에서 이 같은 위협에 처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우리가 지금 처음 목격하고 있는 모습은 자유 언론을 수호하지도, 위험에 처한 언론인을 보호하지도 않고 있는 정부”라고 말했다.

월시 역시 “수십 년간 미국 언론사는 기자들이 외국에서 위협에 처했을 때 미국 정부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어 왔다”며 “우리는 더 이상 그런 가정 아래에서 일할 수 없다”고 NYT에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매일 언론을 공격하고 (언론을 두고) ‘국민들의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진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재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있다”고 일갈했다.

트럼프는 앞서 사우디 정부가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명령했다는 조사기관의 발표를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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