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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LG, 유럽서도 소송전…삼성과 TV전쟁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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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LG, 유럽서도 소송전…삼성과 TV전쟁도 격화

입력
2019.09.26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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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 이강원 상무가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의 유튜브 사이트 8K 영상재생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 이강원 상무가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의 유튜브 사이트 8K 영상재생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싸움닭’으로 변신한 LG의 전선이 미국에 이어 유럽으로까지 확대됐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벌이는 ‘8K TV 전쟁’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근 사장단 워크숍에서 “빠르게 변화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LG의 공격적인 행보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 아르첼릭, 베코, 그룬디히 등 유럽 가전업체 3곳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도어(Door) 제빙’이라는 특허 기술을 통해 기존엔 냉장고 냉동실 내부에 있던 제빙기, 얼음을 저장하는 통, 얼음을 옮기는 모터 등을 모두 냉동실 도어에 배치할 수 있게 했는데, 이들 회사가 별도 협의 없이 기술을 도용해 특허를 침해했다는 게 LG측 주장이다.

이번 소송으로 LG가 경쟁사를 신고하거나 법적 공방을 벌이는 곳이 한국과 미국에 이어 유럽으로 확대됐다. 앞서 국내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를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미국에서는 LG화학이 배터리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해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전생규 LG전자 특허센터장(부사장)은 “LG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국내외 업체 관계 없이 지속적으로 강력 대응하겠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선두 업체들의 공통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LG의 경쟁사 신고 및 소송 제기 내용. 그래픽=박구원기자
LG의 경쟁사 신고 및 소송 제기 내용. 그래픽=박구원기자

8K(화소수 3,300만개) TV 시장을 놓고 격돌하는 삼성전자와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8K TV 구입 고객에게 8K 영상재생 기능 지원을 위한 별도장치인 ‘업그레이더’를 연내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LG전자 8K TV는 이름과 달리 HEVC(고효율 비디오 코덱) 8K 영상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한다”고 비판한 데 따른 대응이다.

LG 움직임에 삼성도 즉각 대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K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것이 알려지자 뒤늦게 별도의 외부장치를 제공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8K TV가 아니라는 점을 LG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G는 삼성이 코덱 문제로 화질 이슈를 덮으려 한다며 재반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8K 콘텐츠가 새로 만들어지는 상황이라 이를 TV에서 재생 가능하게 해주는 코덱 규격도 계속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소프트웨어 차원의 문제로, 업그레이드나 다운로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삼성이 8K 화질 기준을 만족 시키지 못하자 소프트웨어 이슈로 화질 논쟁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LG그룹 여러 계열사가 잇따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쟁사와의 소송전이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것은 그룹 총수의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LG 계열사는 모두 경영 환경이 악화 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구광모 회장이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와 변화를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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