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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주제가 한국어로 울려 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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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주제가 한국어로 울려 퍼지다

입력
2019.09.25 16:35
수정
2019.09.25 21: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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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중국은 국경절 잔칫상, 홍콩은 대규모 시위 격돌 예고

홍콩의 한 쇼핑몰에 25일 “나는 홍콩의 영광을 소망한다”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홍콩의 영광은 시위대의 주제가 제목이다. 연합뉴스
홍콩의 한 쇼핑몰에 25일 “나는 홍콩의 영광을 소망한다”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홍콩의 영광은 시위대의 주제가 제목이다. 연합뉴스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주제가인 ‘영광이 다시 오길’ 한글 버전을 공개했다. 외국어로는 영어에 이어 두 번째로, 과거 민주화를 쟁취한 한국을 향해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호소나 마찬가지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0월 1일 국경절 행사에 맞춰 역량을 결집하며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국경절 행사 초청자 명단에 이례적으로 홍콩의 범민주인사들을 배제하는 등 시위 열기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을 들이고 있는 국경절을 앞두고 양측의 대립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26일 홍콩 시민들과의 첫 대화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3일 유튜브에는 ‘영광이 다시 오길’이라는 제목의 1분44초 분량 동영상이 올라왔다. 9월 들어 홍콩 시위 현장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 가사를 한글로 바꾼 것이다.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가 1만7,000회를 넘어섰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달아오를 당시 홍콩 시민 검검(甘甘)씨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데 이어 두 번째 한국어 노래다.

“우린 그렇게 두렵다, 우린 그토록 애절하다, 총알 눈앞에 지나가 연기 목 안에 머문다, 벌벌 떨었던 그날들, 용기 내어 함께 걸어, 다시 오른 홍콩의 태양아, 민주 자유 영원히 홍콩 비추길” 등 노랫말에는 지난 4개월간 시위 과정에서 홍콩 시민들이 느꼈던 자유에 대한 갈망과 탄압에 따른 공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가수는 번역자인 라라라미라(LalalaMila)의 여자 후배로 알려져 있다. 원곡 자체가 온라인 공간에서 네티즌의 협업을 통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터라 이번 한글 버전도 탄생 과정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영어 버전과 행사용 국가(國歌) 버전, 오케스트라가 가미된 글로벌 버전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돼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인권진선은 28일 ‘우산 혁명’ 5주년 기념 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우산 혁명은 홍콩 시민들이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2014년 9월 28일부터 79일간 도심을 점거한 시위를 말한다. 기세를 몰아 내달 1일 국경절 당일에는 빅토리아 공원에서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까지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170만명이 운집한 지난달 18일 시위와 똑같은 방식이다. 이날 홍콩 정부는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식 장소를 실내로 바꿨다.

중국 정부는 시위대를 옥죄며 맞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경절 행사에 홍콩 민주인사들이 모두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2004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시위대를 향해 총구를 겨눈 홍콩 경찰 10여명을 초청한 것과 대조적이다. 람 장관은 일단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국경절 시위 상황에 따라 불참할 수도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

시위 장기화로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물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홍콩의 호텔 하룻밤 숙박료가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공항과 인접한 칭이 지역의 경우 하루 71홍콩달러(약 1만900원), 한 달 5,980홍콩달러(약 91만원)에 머물 수 있는 호텔이 등장했다. 지난달 홍콩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해 호텔 객실 점유율도 90%에서 60%까지 하락한 상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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