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 지지자, 박 시인에 감사 인사 “희망 줬다”
박노해 시인의 시 ‘살아서 돌아온 자’가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자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박 시인은 24일 비영리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를 통해 ‘살아서 돌아온 자’라는 시를 처음 공개했다. 나눔문화가 매주 화요일 발송하는 시 메일링 서비스 ‘숨고르기’를 통해서다.
이 시는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는 구절로 시작한다. 뒤이어 ‘눈보라와 불볕과 폭풍우를/ 다 뚫고 나온 강인한 진실만이/ 향기로운 사과 알로 붉게 빛나니/ 그러니 다 맞아라/ 눈을 뜨고 견뎌내라/ 고독하게 강인해라’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음해와 비난은 한 철이다/ 절정에 달한 악은 실체를 드러낸다’는 구절과 함께 ‘그대 아는가/ 세상의 모든 거짓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끝까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자는/ 그 존재만으로 저들의 공포인 것을’이라며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한 내용이 이어진다.
끝으로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한 사람의 상처 난 걸음마다/ 붉은 사과알이 향기롭게 익어오느니/ 자, 이제 진실의 시간이다’라는 내용으로 시가 마무리된다.
시가 공개된 이후 조 장관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시가 박 시인이 조 장관을 위해 쓴 것 아니냐는 주장이 확산됐다. “곧 진실이 밝혀지니 견디라”는 시의 취지가 조 장관의 현 상황을 빗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일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박 시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박 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진실의 시간이 활짝 웃으며 우리 모두에게 달려오기를 기다리겠다. 희망을 주셔서 감사하다”(성**), “박해 받는 조국을 위한 시로 읽겠다”(김**), “오랜만에 시 하나 읽고 코끝이 찡해지는 걸 느꼈다”(bo**), “강인한 자의 발걸음에서 나는 사과향기 맡게 되는 날이 그려진다. 감사하다”(도**)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박 시인과 조 장관 사이에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박 시인은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 시기였던 1989년 11월 사노맹 출범을 주도했던 인물 중 한 명이고, 당시 대학강사였던 조 후보자는 1991년 사노맹의 산하 조직이었던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에 가입해 사노맹 활동을 도운 인연이 있다. 사노맹은 노동자 중심의 정당을 건설하고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활동했던 조직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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