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둘러싸인 50일… 난 덫에 걸린 쥐새끼 같아
조서 읽어본 아들 ‘나쁜 놈으로 살았던 거 같다’ 말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개설해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를 해명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이번에는 검찰 조사를 받는 딸과 아들의 어려운 처지를 공개하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정 교수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들이 어제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3시쯤 귀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이) ‘조서를 읽어보면 저는 참 나쁜 놈으로 살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며 “아이의 자존감이 여지 없이 무너져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썼다. 이어 “평생 엄마에게 한 번도 대든 적이 없는 동네에 소문난 예의 바르고 착한 아이”라며 “학교폭력 피해 이후에도 어떻게든 비뚤어진 세상을 이해하고 나라를 사랑하며 공인이 된 아빠에게 누가 되지 않게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다른 글에서는 “어제가 딸아이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 끼를 못 먹었다”며 “새벽에 아들과 귀가하여 뻗었다가 일어나니 딸아이가 이미 집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딸아이는 조사를 받으며 부산대 성적, 유급 등을 운운하는 부분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고 썼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는 “매일 카메라의 눈에, 기자의 눈에 둘러싸여 살게 된 지 50일이 되어간다”며 “나는 덫에 걸린 쥐새끼 같았다”고 심정을 묘사했다.
앞서 조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부장 고형곤)는 22일 조 장관의 딸을 두 번째로 소환했고, 24일 조 장관의 아들을 불러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제시된 증명서의 작성 경위 등을 조사했다.
정 교수가 딸의 검찰 조사에 대해서 언급한 것을 두고 수사팀 관계자는 “그분들이 느낀 개인적 감정에 대해 저희가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지만, 조사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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