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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세젤예’ 박근수, 박영달을 보내며 #김해숙 #성장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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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세젤예’ 박근수, 박영달을 보내며 #김해숙 #성장 #소신

입력
2019.09.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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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근수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일보 K-ART STUDIO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음컴퍼니 제공
배우 박근수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일보 K-ART STUDIO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음컴퍼니 제공

“긴 여행을 다녀 온 기분이에요.(웃음)”

지난 22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를 갓 마무리 한 배우 박근수는 작품을 마친 소회를 ‘여행’에 비유했다. 준비 기간까지 더하면 무려 8개월에 걸친 대장정이었기에 이번 작품은 어느 때보다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다.

“정말 여운이 많이 남아요. 아쉬운 점도 많고, 보람도 크고요. 오랜 기간 한 연극 무대에 서 본 적도 있었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작업이었죠. 마치 어딘가에 훌쩍 여행을 다녀 온 기분이랄까요. 하하.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같이 출연했던 선후배 연기자들과 헤어진다는 거였죠. 촬영이 끝나고도 현장에서 다 같이 끌어안고 아쉬움을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저는 김해숙 선생님과 가장 긴 시간 호흡을 맞췄는데, 선생님께서 ‘이제 진짜 못 보는 거야?’라고 하실 때 정말 아쉽더라고요. 그 만큼 정이 많이 들었던 현장이었어요.”

박근수는 극 중 김해숙(박선자 역)의 동생인 박영달 역을 맡아 설렁탕 집 네 모녀 사이에서의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극 후반부 박근수는 김해숙의 항암치료를 설득하는 장면에서 묵직한 감정연기를 터트리며 안방극장을 울리기도 했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김해숙의 곁에서 존재감을 빛냈던 박근수. 두 사람이 완성한 남매 케미는 시청자들에게 ‘세젤예’ 속 또 하나의 재미 요소를 전했다. 현장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남달랐음은 말하지 않아도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제게는 정말 대선배님이시고 선생님이시고, 무엇보다 ‘연기의 신’이시잖아요. 주변에서는 ‘위압감이 들지 않았냐’고 물어보시기도 하시는데, 사실 너무 편했어요. 현장에서 제 연기를 너무 잘 받아주신 덕분에 첫날부터 너무 좋았죠. 오히려 저 때문에 선생님께서 고생이셨어요. 이번 작품에서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게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었어요. 녹화 중간에도 사담을 많이 나누다 보니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는데, ‘네가 느끼는 대로 연기 해’라고 말씀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덕분에 매 장면들이 풍성하게 잘 나왔거든요. 선생님 덕분에 정말 덕을 많이 봤어요. 정말 감사해요.”

김해숙 외에도 김소연, 유선, 김하경 등 설렁탕 집 세 딸의 삼촌으로도 활약했던 박근수. 그는 “오랜 시간 촬영이 진행되다 보니 실제 ‘삼촌’ 같은 마음이 들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김)소연 씨에게 마음이 더 많이 갔던 것 같아요. 극 중에서 소연 씨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홍)종현 씨랑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자꾸 들어서 촬영 중간에도 계속 두 사람에게 ‘두 사람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어요. 김장 신을 촬영 할 때도 바닥이 지저분한 상태에서 두 사람이 들어오는데 순간적으로 그걸 닦아주게 되더라고요. 진짜 조카를 대하는 듯 애틋한 마음이 생겼죠. 실제 등장인물을 대하듯 정말 마음이 많이 갔는데,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스스로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박근수는 종영 인터뷰를 통해 ‘세젤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음컴퍼니 제공
박근수는 종영 인터뷰를 통해 ‘세젤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음컴퍼니 제공

지난 22일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시청률인 35.9%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세젤예’지만, 극 중후반부 이후 갑작스럽게 등장한 ‘불치병’ 코드와 마지막 방송의 ‘입관식 장면 논란’ 등은 시청자들의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키며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8개월에 달하는 시간 동안 극을 이끌어 온 배우로서 이 같은 대중의 평가는 다소 힘 빠지는 결과일 수도 있을 터. 그러나 이에 대해 박근수는 “아쉽진 않다”는 의연한 답을 전했다.

“사실 작품 촬영을 쉴 틈 없이 진행했던 탓에 그런 평가를 자세히 접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시청자 분들이 보내주신 반응들이 아쉽거나 실망스럽진 않았어요. 사실 주말드라마는 긴 호흡이잖아요. 때문에 그 안에는 자식과 부모의 사랑, 남녀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과 갈등 등이 모두 총집합 돼 들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 작품은 거기에 죽음까지 들어가 있었죠. 그 모든 이야기가 우리네 인간사에서 다 있는 이야기라서 그런 걸 ‘막장’이라고만 이야기할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에도 해, 달, 물, 나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듯이 저희 드라마에도 다양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보는 거죠. 또 죽음이라는 코드가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코드라,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와 닿았었거든요. 대본을 읽어봤을 때 슬픔, 기쁨이 다 있었다고 생각해서, 크게 아쉽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 연기 생활을 해 왔던 박근수지만, 이번 작품이 갖는 의미는 조금 더 특별하다.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많은 이들을 만났던 시간 속에서 또 한 번의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에도 주말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지금처럼 긴 호흡은 아니었어요.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세젤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작품을 접하는 눈도 더 성장했고, 깊어졌고요. 영달 삼촌이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내가 이런 인물도 해냈구나’라는 기쁨도 느꼈죠. 무엇보다 김해숙 선생님을 비롯해 좋은 선후배, 동료들을 만났다는 게 가장 영광이고 기뻤던 시간이었어요.”

연기를 하는 순간의 즐거움이 지금의 자신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라는 ‘천생 배우’ 박근수는 오는 11월 영화 ‘소리꾼’ 촬영에 합류하며 또 다시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겠다는 그는 오늘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쉼 없이 달린다.

“저는 어떤 장르, 어떤 작품에서라도 관객들에게 기쁨, 행복,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작품이 비극일지라도, 비록 제 연기가 서툴지라도 저는 언제나 대중에게 기쁨을 드리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이자 바람입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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