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0년대 ‘짜장면’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내걸고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집 ‘공화춘(共和春)’ 상표를 두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옛 공화춘 창업주인 고 우희광 선생의 외손녀 왕모씨는 전날 인천지검에 현 공화춘 대표 이모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왕씨는 이씨가 2004년부터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집 공화춘을 운영하면서 우 선생이 설립한 옛 공화춘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원조’, ‘국내 1호’ 등 표현을 사용해 손님들을 속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씨는 또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이 아니라는 의미를 담아 이씨를 상대로 상징적인 금액인 1,000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인 우 선생은 1900년대 초 인천 중구 선린동에 ‘산동회관(山東會館)’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집을 열었다. 이후 청나라를 무너뜨린 신해혁명(1911년)을 기념하기 위해 ‘공화국(중화민국)의 봄’이라는 뜻의 공화춘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옛 공화춘은 19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다가 화교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 정부 정책에 밀려 1983년 폐업했다. 옛 공화춘 건물은 인천 중구가 2010년 매입한 뒤 2012년부터 짜장면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 공화춘 대표 이씨는 2002년 공화춘 상표 등록을 했고 2004년부터 옛 공화춘 건물 옆에서 공화춘 간판을 내걸고 중국집을 운영 중이다. 왕씨도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신승반점이라는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