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난립했던 노점상 70여개, 거리가게 26개로 재정비
보도블록 교체, 띠녹지 조성, 버스정류장 통·폐합, 간판 교체, 문화 공간 조성
CCTV 설치, 전담 단속직원 배치, 거리가게 교육 등 컨설팅… 투입된 예산만 27억원

50년 동안 무분별한 노점상 대표 지역으로 각인됐던 서울 영등포역 일대의 영중로(사진)가 새 단장과 함께 시민들에게 돌아왔다. 기업형이 아닌 상생형 노점상으로 분위기가 쇄신됐고 노후화된 보행 환경은 개선됐다. 새롭게 들어선 문화 공간도 눈에 띈다.
서울 영등포구는 이런 내용의 영중로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예산은 27억원이다. 구는 이날 이런 내용의 ‘길, 소통과 상생으로 다시 태어나다! 탁 트인 영중로!’ 선포식도 개최한다.
영중로 변신의 중심은 노점상이다. 그동안 영등포역 일대엔 생계형보단 기업형의 노점상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구에선 이에 따라 공청회와 주민설명회 등 주민들과의 100여차례 소통을 통해 해법 찾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노점상 본인 재산 3억5,000만원 미만, 부부 합산 4억원 미만의 26개 생계형 점포를 제외한 노점상은 정리키로 합의했다. 대신, 26개의 생계형 점포는 세련된 디자인의 거리가게 판매대 형태로 탈바꿈했다.
주변 정리에도 힘을 기울였다. 버스정류장 통폐합과 보도 정비, 가로수 교체 및 띠녹지 조성, 환기구 및 가로등 교체, 문화 공간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4곳으로 운영됐던 버스정류장은 2곳으로 합쳤고 버스승차대 길이는 각각 10m와 20m의 확장형으로 설치했다. 노후한 보도블록은 화강판석으로 교체했다. 지저분하게 변질된 환기구 7개소는 투시형 강화유리로 대체됐다. 또한 가로등 23개를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꿨다. 가로수 52주를 26주로 정비하고 띠녹지(160m)도 조성했다. 영중로 주변의 노후한 간판 150개는 에너지 절약형 LED로 대신한다. 특히 행정조치가 어려운 개인 토지와 공개 공지엔 불법 노점상 재난립 방지를 위해 건물 소유자 동의와 더불어 공연 공간 및 벤치, 화단으로 변모시켰다. 향후 이곳은 공연과 휴식 문화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 구간엔 360도 회전형 폐쇄회로(CC)TV 5대를 설치, 불법 노점상의 신규 유입 억제와 쓰레기 등 노상 적치물에 대한 24시간 상시 관리체계도 구축했다. 총 20명으로 구성된 전담 단속반은 평일과 주말, 주·야간 순환 근무에 나선다.
구에선 서울시 거리가게 허가제 시범 자치구 5개 중 첫 성공사례로 평가된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시내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40여년 동안 영등포역 인근에 노점상을 해온 주모(70)씨는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갔다”며 “간판을 가리던 노점상이 정비되고 나니 이런 상점도 있었냐며 손님이 부쩍 늘고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고 흐뭇해 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시작으로 영등포 로터리 고가 철거,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등 영등포역 핵심사업과 연계해 서남권의 발전을 주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통과 상생의 힘으로, 탁 트인 영등포를 구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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