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친 경기 김포시 요양병원 화재 당시 병원 폐쇄회로(CC)TV가 단전으로 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합동 감식팀은 전날 오후 김포시 풍무동 한 상가건물 3층과 4층을 쓰는 김포요양병원에서 현장감식을 벌여 내부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CCTV는 병원 복도와 최초 발화지점인 4층 보일러실 주변 등에 설치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병원 내부 CCTV는 화재 당시 꺼져 있었다. 요양병원이 있는 상가 건물은 화재가 발생하기 3분 전인 전날 오전 9시부터 전기 안전 점검을 위해 건물 전체 전력 공급을 차단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내부 CCTV는 단전으로 가동이 안 된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CCTV를 확보해(단전이 되기 전) 영상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포경찰서는 전날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17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한 뒤 화재로 숨진 요양병원 환자 A(90)씨와 B(86)씨 유족과 병원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과 소방시설 현황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병원 관계자들을 추가로 소환해 소방시설을 제대로 관리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날 오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A씨와 B씨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시신 부검도 진행됐다.
김포요양병원 화재는 전날 오후 9시 3분쯤 발생했다. 이 불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132명가운데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 8명은 크게 다쳤으며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병원 관계자가 단전 상태에서 중환자들에게 산소를 수동으로 공급하기 위해 보일러실에 있는 산소통 밸브를 열다가 미상의 점화원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화재 당시 건물 내 비상경보는 울렸으나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요양병원 측은 앞서 대한요양병원협회에 “전기안전공사로부터 단전한다는 연락을 받고 (보일러실 내) 산소발생기 전원을 끈 뒤 산소통 밸브를 연지 10초 뒤 산소발생기 뒤쪽에서 무언가가 폭발했다”라며 “화재와 함께 연기가 발생해 매뉴얼대로 가동이 가능한 환자들부터 대피시켰다”라고 사고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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