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구단 가운데 최악의 홈 구장 잔디상태를 보이고 있는 인천이 내년부턴 새 잔디 위에서 뛸 수 있을 전망이다. 구단이 인천시와 협의해 새 잔디로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인천 관계자는 “수년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잔디를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전면 교체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약 2달 남은 이번 시즌 내 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시즌 종료 후 휴식기 동안 잔디를 교체할 계획이란 게 구단 관계자 설명이다.
이번 시즌 인천축구전용구장 잔디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구단은 경기장 일부에 새 잔디를 이식했으나, ‘흙 반 잔디 반’ 상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장 관계자들은 22일 대구와 홈경기 때 킥 오프 직전까지 잔디 보수작업을 펼쳤다.
원정을 온 구단 관계자나 선수들은 물론, 홈팀 유상철 감독마저도 잔디 상태를 ‘원형탈모’ 증세에 빗대며 안타까워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겐 관람가치 하락으로, 선수들에겐 부상 위험요인으로 다가왔다. 실제 22일 경기에선 선수들이 고르지 못한 잔디 상태 탓에 공을 원하던 방향으로 차지 못한 경우도 눈에 띄었다.
인천은 일단 내년만큼은 최상의 잔디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에 따르면 현재 최상층의 잔디만 전면교체 하는 방법과 맨 아래 흙까지 걷어내는 방법을 두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흙까지 걷어내 교체한 방법은 2013년 포항 스틸야드에서 시도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잔디만 교체할 경우 3억원 안팎, 흙까지 모두 교체하면 1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지만 지속적인 잔디 품질 유지를 위해 흙까지 모두 교체하는 방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구단 측은 “구장 내 통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잔디 생육이 쉽지 않은 점을 면밀히 고려해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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