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돔 개최, 역대 최대 규모의 ‘2019 MAMA’”
‘2019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가 오는 12월 4일 개최 확정 소식을 전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돔 공연을 통해 아시아 최고 음악 시상식으로서의 위상을 각인시키겠단다. 이들의 올해 MAMA의 개최지는 일본이다.
지난 7월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반도체 핵심소재 등 수출 규제 강화를 통한 경제보복에 나선 이후 국내에는 ‘일본 불매운동’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일본이 15년 만에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며 국내의 반일 감정은 더욱 가열됐다.
한일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며 올해 MAMA 개최지를 둘러싸고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었다. 지난 2012년 이후 6년 간 MAMA 개최지로 선정돼 왔던 홍콩의 경우, 현재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반대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사실상 올해 개최지 선정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MAMA 사무국이 반일 정세를 고려해 올해 시상식을 국내에서 개최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힘을 얻어왔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24일 Mnet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019 MAMA의 일본 나고야 돔 개최 소식을 전했다. “돔 공연은 가수들 모두가 선망하는 무대로, 나고야 돔 개최를 통해 MAMA를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고 음악 시상식으로서 위상을 각인시키겠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개최국 선정에 대한 비난 여론을 예상한 듯 Mnet 측은 “MAMA 사무국에 따르면 한일 관계 경색으로 개최지 선정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 이슈와 별개로 민간 문화 교류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도 비난 여론을 피하는 방패가 되진 못했다. ‘글로벌 시상식의 위상’이나 ‘정치 이슈와 문화는 별개’라는 구색 좋은 해명에도 지금과 같은 시국에 굳이 일본 나고야 돔을 개최지로 고집해야 했던 이유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아시아 음악팬들과의 소통’을 주창하면서도 지난해를 제외하면 국내 개최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 속, 올해마저 국내 개최를 외면한 이유에도 궁금증이 모였다.
이에 대해 Mnet 측 관계자는 24일 본지에 “올해 MAMA 개최지를 놓고 많은 논의를 거쳐왔다”며 “특히 시국을 고려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내 장소들 역시 고려를 했으나, 대관 문제나 출연진들의 스케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두고 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나고야 돔이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재 2019 MAMA가 개최를 알린 12월 4일 전후 약 일주일 간 국내 최대 규모의 돔 경기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U2 내한 공연 일정으로 대관이 끝난 상황이다. 11월 말과 1월 둘째 주 역시 고척스카이돔의 대관 예약은 불가능한 상태다. 국내를 개최지로 선택했을 경우 고척돔에 비해 규모가 작은 공연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MAMA 측은 ‘글로벌 스케일’에 의의를 두고 일본행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Mnet 관계자는 “올해 MAMA를 일본에서 개최한다고 해서 향후 한국에서 MAMA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향후 한국에서도 MAMA 개최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쎄다. 지금은 향후 MAMA 개최지에 대한 ‘공수표’를 날리는 것 보다 일본 개최 강행에 대한 대중의 실망감을 수습하는 게 먼저 아닐까.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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