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교수 “발생농장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
돼지에게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24일 경기 김포와 파주에서 발병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파주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뒤 일주일 만에 농장 4곳으로 피해가 늘면서 전국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수의학 전문가는 “충분히 예상했던 상황”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원, 평안북도 돼지 전멸’ 기사를 링크하면서 “남측에서도 이제 4군데 확진”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1차(17일 파주), 2차(18일 연천) 발생 일주일 후 3, 4차가 같은 날 발생했지만 모두 중점 관리지역 안이므로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밀검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던 파주 적성면 양돈농장이 네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우 교수는 “어차피 몇백, 몇천 마리의 관련 농장 전수검사는 불가능하다. 표본검사의 한계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확진 전 바이러스가 방출되는 기간(증상이 가벼울 때이니 차량 이동 통제 등 관리되지 않는 시기)은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무리 정부가 (방역에서) 국제 기준을 따른다 해도 향후 전국 확대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기본적으로 접촉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생 농장 차단”이라며 “농장주의 신속한 신고와 현장에서의 긴밀한 관민 협조체제”라고 강조했다. 아직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야생 멧돼지에 의한 전파인지, 하천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오염돼 확산된 것인지, 확실한 게 없는 상황에서 발생 농장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면서 “지난 5월 북한이 국제기구에 돼지열병 발병을 신고했고, 그 이후에 방역이 잘 안 된 것 같다. 북한 전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살처분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돼지에만 발병해 치사율이 80%를 넘지만 인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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