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반 만에… 방한 FBI 국장과 공조 환담ㆍ마약퇴치회의 개회사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개시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해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달 반 만에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공개석상에도 나타날 예정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막바지로 향해가는 수사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검찰청은 윤 총장이 한국을 방문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과 만나 국제수사공조와 협력 강화 방안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고 24일 밝혔다. 미국 내 최대 수사기관인 FBI의 국장이 대검찰청에 방문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FBI와 공조해 가상화폐 피싱 사기범 두 명을 기소해 최근 유죄가 확정된 사건을 언급하며 “서민 다중에 피해를 주는 범죄는 검찰의 우선적인 형사 법 집행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하루 뒤인 25일 인천에서 열리는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에 참석해 개회사를 할 예정이다. 마약류 범죄를 세계 각국과 공동 대처하기 위해 1989년 창설된 이 회의에는 올해 30개 국가와 8개 국제기구, 국내 15개 유관기관 등 수백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윤 총장이 한달 반 만에 재개하는 외부일정이다. 윤 총장은 조 장관이 임명된 지난 9일 헌법재판소를 방문한 후 외부행사 참석을 중단한 상태다. 공개 행사뿐 아니라 외부인과의 점심이나 저녁 식사 약속도 대부분 취소하고 대검 구내 식당에서 간부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한 대검 고위간부는 “지금은 총장 포함 검찰 간부가 무슨 말을 해도 불필요한 오해나 구설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에서 손님이 오시는 국제행사라 불가피하게 참석한 것이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의 두문불출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을 대표하는 총장이 언제까지 침묵을 지키거나 외부 접촉을 피하고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며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만간 활동을 본격화 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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