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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확산 중국 고기 사재기로 전 세계 고깃값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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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확산 중국 고기 사재기로 전 세계 고깃값 상승

입력
2019.09.24 16:28
수정
2019.09.24 21: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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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이 전략 비축용 돼지고기를 시중에 풀기 시작한 가운데 베이징 정육점의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UPI 연합뉴스
2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이 전략 비축용 돼지고기를 시중에 풀기 시작한 가운데 베이징 정육점의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UPI 연합뉴스

세계 최대 양돈 국가이자 돼지고기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전체 사육두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억 5,000만마리를 살처분한 가운데 전 세계 육류시장이 수급 비상으로 요동치고 있다. 중국이 돼지고기뿐 아니라 대체재인 소고기, 닭고기 수입까지 늘리면서 육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6만 2,935톤을 기록했다. 수입액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

이에 따라 세계 4대 돼지고기 생산ㆍ수출국인 브라질의 대중(對中) 수출은 같은 기간 31% 늘었고 브라질 내 닭가슴살과 닭 다리 소매 가격은 16%가량 뛰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신문은 중국이 최근 브라질의 육류 가공 공장 25곳을 추가로 승인해 현지 수출 인증 육류 공장을 89곳으로 늘렸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가금류 수출업체 BRF사의 패트리시오 로너 부사장은 “중국 수입업자들이 평소 구매량의 3배를 사고 싶어 한다”라며 “그 결과로 브라질 소매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웃한 아르헨티나의 올해 대중(對中) 소고기 수출량은 2배 이상 늘었고 가금류 수출은 68% 증가했다. 따라서 아르헨티나의 스테이크 가격은 전년 대비 51% 올랐다.

유럽에서도 돼지고기 생산량이 대거 중국으로 흡수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5% 올랐다. 호주에서는 양고기 소매 가격이 14% 급등했고 뉴질랜드에서는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영국 돼지고기도 중국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201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돼지고기 파이로 유명한 베이커리 체인점 디킨슨앤모리스는 최근 돼지고기 도매 가격이 26%나 오르자 돼지고기 파이 가격을 10~15% 인상했다.

세계 3위 돈육 생산국 미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지만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12월물 돈육 선물이 9월 들어 4.5% 상승해 여파가 곧 소비자들에게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연간 약 5,530만톤에 달하는 자국 돼지고기 소비량 대부분을 국내에서 공급해왔는데, ASF 여파로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은 약 1,620만톤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 돼지고기 거래량의 거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이 50% 뛰면서 중국 정부는 구매 제한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닭고기 등 대체 육류 소비를 권장하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0.9% 올랐다. 8월까지 중국의 돼지고기 누적 수입량은 전년 대비 40.4% 늘었고, 8월 한 달 소고기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2.4%, 냉동 닭고기 수입은 51% 증가했다. 중국의 육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올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육류가격지수는 10% 올라 2015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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