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의 작은 섬들을 연결한 아름다운 ‘기적의 길’에 12개의 작은 예배당이 조성돼 화제다.
특히 2017년 전남의‘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된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 기점ㆍ소악도 등 4개의 섬들은 잇는 노둣길은 마을주민들이 섬과 섬을 연결하기 위해 갯벌에 돌을 던져 이어진 다리로 물때에 따라 사라지고 이어지기를 반복해 자연의 섬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24일 신안군에 따르면 기점ㆍ소악도 등 4개 섬에 지난 4월부터 국내외 유명 조각가와 설치미술가 등이 참여해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보고, 요한 등 곳곳에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이 설치되고, 12㎞ 순례자의 길이 조성된다. 이 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동기로 하고 있다.
군은 이날 국내 주요 언론사 취재진을 초청, 오는 11월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기점ㆍ소악도의 작은 예배당과 순례자의 길’을 첫 공개했다.
기적의 순례길은 1㎞마다 한 개씩의 건축미술(예배당)이 자리한다. 순례길을 따라 걸으면서 만나는 열 두 개의 작은 예배당을 찾아가는 섬 여행길이 주제다.
12개의 작은 예배당에는 국내외 11명의 공공조각과 설치미술 작가들이 참여했다. 국내는 강영민, 김강, 김윤환, 박영균, 손민아, 이원석 작가가 참여했고, 해외에서는 프랑스 장 미셀 후비오, 파코, 브루노 프루네 작가와 포루투갈 아르민딕스, 독일 에스피 작가 등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건축미술’ 형태의 예배당은 노둣길에, 숲속에, 언덕에, 호수 위에, 마을 입구에 각각 들어서고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성당을 닮은 것도 있고, 프랑스의 몽셀 미쉘의 교회를 닮았거나, 러시아 정교회의 둥근 모양 등 제각각 독특해서 두 평 이하의 작은 예배당의 역할이 다양하다.
더욱이 이 예배당에는 갯벌에서 채취한 돌과 나무, 주민들이 사용한 절구통에다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의 고기모양과 밧줄 등이 사용됐다. 부족한 촛대와 유리 등은 유럽에서도 수입했다.
마을 저수지 한 가운데에 예배당을 설치할 계획이며, 현재 시작하지 않은 2개를 제외한 10개의 건축물 공정은 85%로 오는 10월말 완공될 예정이다. 오는 11월말이면 일반에 공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강 예술과 도시사회연구소 이사장은“섬들의 풍경은 크게 돋보이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자연 그대로 생활하고 있어 아름답다”면서“기우는 모습 등 작은 예배당마다 쉬고, 생각하며 감상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숙 신안군 가고 싶은 섬 팀장은“12개의 이색 미술건축물은 특정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쉬고 걸으면서 들러보는 명사의 장소로 이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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