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학생 총투표를 통해 폐지 결정이 내려진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학생회실 퇴거 문제를 놓고 다시 시끄럽다. 총여학생회 측은 학생회실을 여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 둬야 한다며 퇴거를 거부하고 있지만 총학생회 측은 소송까지 예고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24일 연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총여학생회 측은 추석 전까지 퇴실하라는 총학생회 측의 요구를 거부한 채 학생회관 사용을 이어가고 있다. 박요한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총여학생회는 더 이상 공식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여학생들에 대한 대표성이 없다”며 “총여학생회라고 주장하는 단체가 등록절차 등이 없이 (무단으로) 324호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 측은 총여학생회가 퇴거 요청에 계속해서 응하지 않을 경우 명도소송 또는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다.

총학생회 측의 강경한 입장은 연세대 학내에서 이어지던 ‘젠더 갈등’의 산물로 지난 1월 치러진 학생 총투표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지난 해 페미니스트 강사의 교내 강연 강행 등에 따른 논란이 이는 와중에 선거를 통해 당선된 총여학생회의 존폐 문제를 놓고 총학생회는 학생 총투표를 진행했다. 총여학생회 폐지 및 학생회칙에서 관련 내용 삭제, 그리고 총학생회 산하에 대체 기구를 신설한다는 안건을 두고 재적생 2만4,849명 가운데 1만3,637명이 투표(54.88%), 1만763명(78.92%)이 찬성하며 최종 가결됐다. 당시 투표는 30년 넘게 이어져 오던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학생들의 손에 의해 문을 닫게 됐을 뿐 아니라 서울 지역 대학에 남은 마지막 총여학생회였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그러나 투표 결과에 따른 퇴거 요청에 대해 총여학생회 측이 아직까지도 응하지 않으면서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이수빈 전 총여학생회 부회장은 “총여학생회실은 여학생들의 자치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확보했다는 (공간적) 의미가 있다”며 “총여학생회가 빠지더라도 공간의 주체인 여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내 자치단체 간의 충돌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학생들 역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황미솔(17학번)씨는 “총여학생회가 방을 신속하게 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후속기구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며 “퇴거를 위해서라도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노희진 인턴PD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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