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7억 들인 리모델링 부실시공 의혹
미술계 “습기로 작품 훼손될 수도”우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가 개관 9개월 만에 빗물 누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청주관과 관람객들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으로 집중 호우가 내린 지난 5일쯤 청주관 4층 천장과 복도에 빗물이 스며들었다.
빗물은 사무실이 있는 5층 옥상과 건물 연결부위 등을 통해 스며든 것으로 추정된다.
비가 새자 청주관 측은 물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4층 천장에 비닐을 씌우고 복도에는 산업용 제습기를 설치했다. 또한 5층 옥상 바닥에 긴급 방수 공사를 실시했다.
개관 1년도 안돼 빗물이 새면서 부실 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청주관은 옛 청주 연초제조창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27일 문을 열었다. 지상 5층 연면적 1만 9,800㎡규모로, 총 공사비로만 577억원을 투입했다. 공사는 종합건설업체인 N사가 맡았다.
빗물 누수로 인한 작품 훼손도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미술 작품의 경우 습도에 따라 변형이 올 수 있고 금속 작품도 부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 미술계 한 관계자는 “미술품 보관 상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작품을 보관하는 곳에 누수가 발생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빗물이 스며든 청주관 4층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보관하는 특별수장고와 미술은행 소장품을 보관하는 일반수장고, 미술품 보존처리실 등이 있다.
청주관 관계자는 “일시적인 폭우 때문에 옥상과 문틈, 건물 연결부위 등으로 물이 스며든 것 같다”며 “보수를 잘 마쳐 작품 보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자 보증 기간인 만큼 리모델링 시공사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하자보수 요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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