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 권위자 이정빈 교수 “용의자, 진범 맞다고 봐야”
국내 법의학계 권위자인 이정빈 가천대 석좌교수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를 두고 진범일 가능성이 99.999%에 이른다고 단언했다. 유전자(DNA) 검사 결과에 토대를 둔 결론이다.
이 교수는 24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일 가능성에 대해 “지금 나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우리나라에 있을 확률은 우리나라 인구 몇 십 억 명을 검사했을 때 한 명 나올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가능성이 몇십억 분의 1”이라며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인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에는 나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혈액을 검사했는데 나랑 똑같은 형이라고 하면 그건 나한테서 나왔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도 마찬가지다. 정확도가 99. 99999이렇게 나갈 거다. (진범이) 맞다고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5차ㆍ7차ㆍ9차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이춘재의 DNA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진행자 김어준씨가 “당시 용의자 혈액형을 B형이 유력하다고 추정해 B형이 아닌 사람들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수사하다 보니 유력한 용의자가 빠져나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의혹이라기 보다는 그때 한계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이건 그랬을 수 있나”라고 묻자 이 교수는 ‘수혈사고’를 언급했다.
이 교수는 “수혈사고가 왜 일어나느냐면 혈액 샘플이 바뀌어서도 일어나지만 실제로 혈액형 검사를 잘못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며 “혈액을 갖고 혈액형을 검사하는데도 수혈사고가 일어날 만큼 검사가 문제가 있는데 혈액도 아니고 혈액 샘플을 갖고 검사하면 더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그 당시 ABO 유전자 혈액형 검사가 잘못됐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다. 당시 기술적인 한계가 문제였다. 이 가능성이 99.9%라 본다”고 했다.
경찰은 이춘재의 행적 등 추가 자료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본적으로 화성 사건은 DNA 일치 판정이 나왔지만, 실제 피의자가 맞느냐 이 부분에 제일 초점을 맞춰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