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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여행사' 토머스쿡 결국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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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여행사' 토머스쿡 결국 파산

입력
2019.09.23 17:39
수정
2019.09.23 19:1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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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여행사 토머스쿡이 파산한 가운데 23일 영국 런던 게트윅 공항 계류장에 토머스쿡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7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여행사 토머스쿡이 파산한 가운데 23일 영국 런던 게트윅 공항 계류장에 토머스쿡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세계 최초의 여행사’인 영국의 토머스쿡이 178년 역사를 뒤로하고 결국 파산했다. 회생을 위한 자금 확보의 마지막 협상이 결렬되면서다. 영국 정부는 이 여행사 상품을 이용해 해외여행 중인 자국민의 대규모 송환 계획 실행에 착수했다.

토머스쿡 경영진은 22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1시간 가까이 최대 주주인 중국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대책 회의를 했지만,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토머스쿡은 23일 오전 성명을 통해 파산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는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논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사회는 즉각적인 강제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피터 프랑크 하우저 토머스쿡 최고경영자(CEO)도 회사의 파산은 “심각한 유감”이라며 “우리의 수백만 고객과 수천명 직원들, 파트너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전 8시 주식시장이 문을 열면서 토머스쿡의 주식 거래는 중단됐고 공식적으로 파산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영국 민간항공관리국(CAA)도 “이 여행사와의 거래가 즉각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CAA는 “항공과 휴가 등 토머스쿡의 모든 예약은 취소됐다”며 “이토록 오랜 역사를 지닌 회사와의 거래가 중단된 일은 고객과 직원들에게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이 소식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과 함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사로 꼽히는 토머스쿡은 1841년 설립됐다. 영국에서만 9,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2만2,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영국 내 600여개 지점 이외에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중국 등 16개국에 영업지점을 둔 글로벌 여행업체이기도 하다. 토머스쿡은 영국과 스페인, 독일 등에서 모두 4개 항공사를 운영해왔으며,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7개 호텔 체인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파산 선언으로 이들 사업부와 자회사의 모든 영업이 중단될 전망이다. 현재 토머스쿡의 상품을 예약했거나 이 회사 상품을 이용 중인 여행객은 60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영국인은 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토머스쿡의 파산으로 발이 묶인 해외 체류 여행자 이송에 착수했다. 영국 정부와 CAA는 최대 94기의 대형 수송기를 투입해 ‘마터혼 작전’으로 이름 붙인 긴급 운송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평시 영국의 자국민 이송 작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22일 정부가 승객들을 위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여행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머스쿡 여행 상품 이용자들은 즉각적인 불편 상황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 방송은 튀니지에서 토머스쿡 상품 이용자들이 호텔 측에 의해 감금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호텔 측이 여행사로부터 숙박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토머스쿡 이용자들에게 추가로 숙박료를 요구했고, 손님들이 추가 비용 지급을 거부하자 경비원들이 손님들을 제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BBC 방송은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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