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16주째 주말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22일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밟고 경찰과 충돌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반정부 시위가 16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위대가 22일 대형 쇼핑몰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쇼핑몰을 행진하며 오성홍기를 짓밟는 등 친(親)중국 기업의 점포 영업을 방해하는 새로운 시위 전략을 보였다. 중국 본토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부와 정치적 영향력을 축적해온 기업들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분노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홍콩 시위대 수백 명이 홍콩 샤틴 지역 대형 쇼핑몰 뉴타운플라자를 점거해 상점을 파괴하고 오성홍기를 훼손해 경찰과 충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화웨이, 베스트마트360, 헤이티, 스타벅스 등 중국 본토와 연계되어 있거나 중국에 우호적 성향을 보인 기업 점포에 반정부 포스터와 스티커를 붙이며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특히 홍콩 최대 식품외식업체인 맥심스 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제이드 가든 등 점포들이 시위대의 주요 표적이 됐다. 맥심스 창립자의 딸 애니 우는 지난 10일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에서 “소수의 극렬분자가 750만 홍콩시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송환법 지지 발언을 해 홍콩 시위대의 분노를 샀다. 시위대는 제이드 가든 점포 내 자동 예약 시스템으로 대량 주문을 넣고 영수증을 뽑아 현수막을 만들기도 했다.

또 다른 쇼핑몰인 브이워크에서도 시위대 수십 명이 “홍콩을 해방하라”고 외치며 상점 옆을 행진했다. 중국 푸젠(福建)성과 깊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베스트마트360 등 친중국 성향 상점 다수가 포위돼 이날 문을 닫기도 했다.

WP는 비교적 평화롭게 시작한 시위가 저녁 무렵이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양상이 매 주말 반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역시 쇼핑몰 밖으로 빠져 나온 시위대가 방화하고 경찰들을 향해 벽돌을 던지는 등 폭력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 역시 최루탄을 동원해 대응했다. 이날 지하철역 일부는 폐쇄됐다.

당초 시위대는 홍콩 공항으로 가는 교통편을 방해해 또다시 공항 이용을 무력화할 계획이었으나 홍콩 당국이 도로와 철도에 대규모 경찰력을 배치해 무산됐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시위대가 경찰을 따돌리고 쇼핑몰에서 시위를 이어갔다며 시위대의 승리로 보기도 했다.

한편 전날 13세 소녀가 오성홍기를 태운 혐의로 구금됐으나 경찰은 일요일 저녁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1,500여명이 시위 과정에서 체포됐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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