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지휘부 대검 반부패강력부 찾아 연루 정황 처음으로 보고
이후 영장 청구 등 일사천리 진행… “별개 문건 등 확보” 관측도
지난주 수요일인 18일 오후 5시30분. 조국 법무부 장관 및 가족에 대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 핵심 관계자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를 찾았다.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가 전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반부패부에 보고하는 자리였다. 취재진의 접근은 당연히 차단됐다. 당시 보고한 내용은 극비에 붙여졌지만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 차례도 포착되지 않았던 조 장관의 직접 개입 정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부패부에 보고된 내용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즉시 전달됐다고 한다.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초강수를 둔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검찰 주변에서는 지난 주 긴박한 대검 움직임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윤 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는 극비 정보를 보고받은 즉시 압수수색 영장 청구할 것을 승인하고 "향후 추가 수사 계획을 세워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시점을 역산했을 때도 검찰이 지난주 중반부터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정황을 엿볼 수 있다. 법원이 완전히 새로운 증거가 아니라면 법무부 장관의 자택 수색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현실론에서 극비 정보라는 추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이 보고 받은 물증이 조 장관이 의혹에 직접 개입한 정황과 관련된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고 있다. 일각에선 검찰이 펀드 및 입시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조 장관이 직접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 혹은 그의 서명이 담긴 문서 등을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지난 19일 이후 지속적으로 검찰의 ‘별건 수사’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도 검찰이 추적하고 있는 완전히 새로운 극비 정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의 압수수색을 수사팀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현실론을 감안할 때 윤 총장의 승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법조계 인사도 “장관 집 압수수색 시도는 사실상 선전포고와 다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확실한 패를 쥐었기에 강공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총장 스스로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때부터 “피의자 가족들이 볼 수밖에 없는 자택 압수수색은 확실한 증거가 있어 반드시 필요할 때만 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터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극비의 패’를 입증하지 못하면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 서초동에서 개업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 자택까지 강제수사 대상에 포함시킨 만큼 조 장관의 혐의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저항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18일 보고와 관련된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관련 내용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장관에게 제기된 의혹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이번 수사의 본질”이라며 “정치권이 해석하는 건 자유이나, 검찰 수사는 특별히 새로울 것 없이 정도를 걷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 역시 “18일 보고는 조 장관 집 압수수색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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