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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편자 만드는 장제사 ‘금녀의 벽’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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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편자 만드는 장제사 ‘금녀의 벽’ 깼다

입력
2019.09.23 16:04
수정
2019.09.23 20:3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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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령씨.
손혜령씨.

“말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국내 최초로 여성 장제사가 탄생했다. 손혜령(20)씨가 최근 개최된 제8회 말산업 관련 국가자격시험(장제사 3급)에 합격했다. 장제사는 말의 편자를 만들거나 말의 건강상태, 용도 등을 고려해 말굽에 편자를 장착하는 일을 하는 전문 기능공으로 거친 도구와 장비를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그동안 금녀 영역이었다.

손씨는 23일 “발굽질환으로 안락사 당하는 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면서 “말의 생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임에도 장제사의 역할이 크게 주목 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서 도전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말산업 마이스터고등학교인 전북 남원의 한국경마축산고 14기 졸업생인 손씨는 재학 시절부터 장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장제사에 매력을 느껴 2017년 처음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지난해 졸업한 손씨는 올 5월부터 한국마사회 장제교육생으로 활동하면서 교육과 실기시험준비를 병행한 끝에 장제사 자격을 획득했다.

그는 “여자가 장제사에 도전한다고 하니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가족과 한국마사회, 축산고 선생님 등 주위에서 도움과 용기를 준 분들이 많았다”며 “앞으로 미국, 캐나다 등 외국에서 장제기술 경력을 쌓아 국내 기술전파에도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씨는 오는 10월까지 한국마사회 교육생으로 남은 장제 교육일정은 마칠 예정이며, 이후 해외 말산업 선진국으로 나가 선진 장제기술에 대한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다.

남원=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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