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파업에 나섰던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 노동자들이 부분파업에도 처우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3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학생회관식당 등 생협이 운영하는 서울대 학생식당 6곳과 교내 카페 정상운영이 어려워졌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생협 노동자들이 극심한 저임금 및 휴게환경 미비 등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했지만 생협 측은 이후에도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기는커녕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고 무기한 파업 이유를 밝혔다.
서울대 학생식당과 카페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기본급 3% 인상 △명절휴가비 지급 △호봉체계 개선 △휴게시설 및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19일 하루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생협 식당 노동자 1호봉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171만5,000원이라 사측은 최저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전수당’을 주면서 겨우 법 위반을 피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측은 파업이 시작된 후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 어려운 계약직 기간제 직원들을 동원해 무리하게 일부 식당을 운영했고, 노조에는 파업 이전보다도 못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학생들도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성명문을 통해 “구성원의 복지향상을 위해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생협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조속히 상황을 해결해 생협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앞서 부분파업 연대 성명문에 “생협 노동자들은 언제나 열악한 처우를 호소해 왔지만, 우리 중 누구도 파업 전까지 그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우리는 당장의 불편함을 약자의 몫으로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무시로 일관해도 문제없는 권력에 맞서 노동자들의 곁에 서겠다”고 적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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