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첫 홀서 콜롬비아 무뇨스에 패배
이번주 세이프웨이오픈서 다시 첫 승 도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 2년 차에 접어들며 ‘루키’ 수식어를 뗀 임성재(21ㆍCJ대한통운)는 이날이 첫 연장전이었음에도 긴장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연장 첫 홀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겨 관중석 펜스 앞까지 굴러갔지만 표정 변화 없이 침착하게 칩샷을 시도했다. 공은 깃대를 향해 날아가 홀 3m 거리에서 멈췄다. 파 퍼트만 무난하게 성공시키면 세바스티안 무뇨스(26ㆍ콜롬비아)와 다시 동타를 이뤄 승부를 2차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퍼트는 야속하게 왼쪽으로 휘어져 홀을 지나쳤다. 임성재는 우승자 무뇨스에게 먼저 다가가 축하 인사를 전했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한 걸음씩 첫 승에 다가가는 그의 얼굴엔 아쉬움보단 자신감이 가득했다.
임성재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잭슨 컨트리클럽(파72ㆍ7,248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무뇨스와 공동 1위에 오른 임성재는 연장전에 접어들었지만 첫 번째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3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3위가 PGA 투어 최고 성적이었던 임성재는 자신의 투어 최고 성적도 새로 썼다.
임성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래도 마지막 날 스코어가 좋아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다”며 “조금 아쉽긴 하지만 결과에 만족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장 첫 홀 어려운 칩샷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잘 붙인 것 같다”면서 “연장전에 대한 자신감이 컸는데, 그린에서 내가 판단한 것보다 브레이크가 많아 퍼트가 벗어났다”고 마지막 상황을 복기했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지난 시즌 PGA 투어 신인왕을 거머쥔 임성재는 짧은 휴식 뒤 2019~20 시즌에 돌입했다. ‘최고의 신인’답게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 첫 승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주 밀리터리 트리뷰트 1라운드에선 시즌 첫 홀인원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이날도 선두에 4타나 뒤진 5위로 라운드에 나섰지만 무려 6타를 줄이는 맹타로 우승에 근접하기까지 했다. 임성재는 27일부터 캘리포니아주 나파에서 열리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임성재와 함께 PGA 투어 첫 승을 노렸던 안병훈(28ㆍCJ대한통운)은 이날 3타를 줄이는 등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 3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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