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 수출 규제 조치로 반도체 등 소재ㆍ부품ㆍ기술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으로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주도할 인력 양성에 나선 한국산업기술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
1997년 당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출연해 경기 안산ㆍ시흥스마트허브에 설립한 산업기술대는 최근 산업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 기술전문인력 양성사업’ 참여기관으로 선정돼 향후 5년간 모두 20억원을 지원 받는다.
다음은 박철우 산업기술대 총장 직무대행과의 일문일답.
-소재ㆍ부품ㆍ기술 국산화에 대한 요구가 높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기술 인력 양성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일본의 불합리한 수출 규제 조치가 시행되기 전부터 신소재공학과 나노반도체공학과 등을 중심으로 뿌리ㆍ소재ㆍ반도체 산업 인재 수급과 기술 혁신을 지원해왔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장비 산업의 기술 자립화를 높이기 위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적시에 공급해야 한다. 반도체 기술 인력 양성 사업은 반도체 분야 중소ㆍ중견기업이 지속적으로 요청한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다. 학부생 때부터 산학협력 연구과제에 참여하는 산학공동연구실 제도를 활용하고 석ㆍ박사 교육과정 연계 등을 통해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주도할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겠다.”
-청년 취업과 창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ㆍ중견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취업까지 연계하는 것이 대학 설립 목적이다. 다른 곳과 달리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 실적을 공표하지 않는 이유다. 특화된 인재들이 성장성 있는 기업에 입사해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과 기업을 발굴하고 진로 상담과 취ㆍ창업 교육을 체계화해 운영 중이다. 2016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5년간 총 29억원을 지원 받아 지역 내 청년들 취업을 지원하는 ‘청년일자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청년 취ㆍ창업 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2개 전체 학과(부)를 대상으로 맞춤형 일자리 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우수 기업을 교내로 초청해 채용박람회를 열기도 했다. 그 결과 전국 4년재 대학 평균 취업률인 62.6%(2017년 대학정보공시 기준)보다 10.5%포인트가 높은 73.1%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교내 청년창업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만들어진 학생 창업기업 91곳에서 현재 졸업생 327명이 근무 중이다.”

-산학 협력을 통한 중소ㆍ중견기업의 혁신과 이를 위한 인재 양성에 대학 설립 목적이 있다고 강조해왔다.
“일자리의 80~90%가 중소기업 일자리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인데, 좋지 않은 일자리로 낙인을 찍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기회다. 우수한 인력이 취업해 기술 혁신의 핵심이 된다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나아가 대기업이 될 수 있다. 우수 중소기업은 성장률과 함께 고용증가율이 매우 높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중소기업 성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제품 개발 설계와 연구 인력 부족을 토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을 위한 성장 사다리 체계를 구축하고 재직자 평생 교육 등에 나서는 이유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학과 신설 추진을 비롯해 교육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경제 규모 위축과 경제 규모를 지탱할 인력 부족 두 가지를 야기하는 생산 가능 인구 감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보다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해 높은 부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결국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해답이 있다. 변화를 꾀하기 위해 기존 교과에 미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도록 학과를 학부제로 바꾸고 다양한 전공을 도입하고자 한다. 또 부전공과 복수전공, 연계전공 등 다전공제도를 의무화하고 4차 산업 분야 경우 제2캠퍼스에 신설 학과를 개설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데이터사이언스, 미래자동차, AI 등이다. 이와 동시에 기존 제1캠퍼스는 제조혁신 대학으로 차별화해 갈 예정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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