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리와 회담서 대뜸 언급… 북한에 또 유화 제스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방미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 기간 중 미국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 구축을 꼽았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띄우면서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문답을 나누던 중 이같이 밝혔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탈레반과의 협상 결렬과 관련, 그는 “나는 회담이 좋은 것이라고 진짜로 믿는다. 잘 풀리지 않을 때조차도 상대방을 알 수 있게 된다”며 지도자들 간 만남의 소득을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뜸 북한 문제를 언급하고 나섰다. 그는 “나는 적어도 3년간 이 나라에 일어난 ‘최고의 일(the best thing)’은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게 됐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것이 긍정적인 일이라고 본다”며 “그의 나라(북한)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자신이 북핵 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데 대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한국시간)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환영하자, 다시 한번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50년간 미국이 북한 문제에서 얻어낸 게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관계를 갖고 있다. (이전에는) 그들과 관계를 가진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대북 전망과 관련, “잘 풀릴지, 잘 안 풀릴지 모른다”면서도 “그 사이 오랫동안 그(김 위원장)는 어떤 핵실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임 정권과의 차별화를 통해 대북 외교 성과를 자화자찬한 셈이다. 특히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미국 송환 직후 숨진 유학생 오토 웜비어 유족과의 지난 주말 만찬을 거론하며 그는 “(인질 협상이) 매우 늦었다. 보다 신속히 움직였어야 했다”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비춰 조만간 북미 협상 재개는 물론,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 치적을 내세우려는 ‘재선 셈법’이 담긴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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