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초저가 전쟁이 ‘생수’에서 ‘와인’으로 옮겨 붙었다.
이마트가 상시 초저가 정책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1탄 상품으로 병당 4,900원의 초저가 와인을 내세워 좋은 반응을 보이자 롯데마트도 와인 가격을 낮추며 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1.5L 크기의 페트(PET)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을 기존 9,900원에서 올 연말까지 7,900원에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일반 와인 용량(750mL)으로 환산하면 병당 3,950원꼴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두 와인은 2012년 출시돼 매해 4~5만병씩 8년 간 40만병이 판매된 인기 제품이다. 롯데마트 측은 “일반 와인보다 두 배 큰 용량과 페트병이라 보관과 이동이 간편해 연말 파티용으로 수요가 높다”며 “두 와인 모두 프랑스에서 140년간 50개국 이상에 와인을 수출하는 1등 와이너리인 ‘듀롱’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로부터 와인 기사 작위를 받은 롯데마트 와인 기획, 판매의 진두지휘자 이영은 주류팀장은 “단순히 낮은 가격의 와인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스테디셀러 와인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며 “수준 높은 와이너리에서 생산해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보장되는 와인을 연말까지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행보는 이마트가 8월 1일부터 선보인 초저가 와인을 다분히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750mL)’은 출시 22일 만에 24만병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루 동안 1만병 넘게 팔린 셈이다. 이후 8월 14일 출시된 스페인산 와인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도 9일 동안 5만병이 팔렸다. 특히 이마트는 도스코파스 와인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이중 55%가 이마트에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도 와인을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에 고무돼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4,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이미 얼마 전 생수로 한 차례 맞붙었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일환으로 지난 19일부터 자체 브랜드(PB) 생수 상품인 ‘국민워터’ 2L짜리 6병 묶음을 1,880원에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러자 롯데마트도 지난 19일부터 1주일 동안 PB 생수인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 2L짜리 6병을 1,650원에 내놓는다고 맞섰다. 롯데마트는 1주일 행사 기간이 끝난 뒤에도 같은 상품 가격을 1,860원으로 고정하기로 했다.
행사가격이 적용된 이마트 국민워터의 병당 가격은 314원 수준이다.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는 행사기간 동안 병당 275원이었다가 행사 이후엔 310원이 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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