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론 레이싱 1인자 손영록씨
최근 대구 월드컵서 단체전 우승
“드론 레이싱은 단순 스포츠 경기를 넘어 저변 확대와 관련 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국내 드론 레이싱계의 1인자로 꼽히는 손영록(21ㆍ건국대 스마트운행체공학 2)씨. 그는 인터넷 게임이 국내 정보통신(IT)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처럼 드론 레이싱도 드론 기술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손씨는 지난 21, 2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2019 대구드론페스타’와 함께 열린 제4회 국제드론레이스 월드컵에서 단체전 우승을 했다. 개인전에선 아쉽게도 5위에 그쳤다. 이번 월드컵은 국제항공연맹(FAI) 승인을 받은 공인 대회다. 한국, 스페인, 프랑스, 폴란드, 홍콩 등 17개국 17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드론 레이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참여 계층도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급성장해 이제 위기의식이 느껴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태풍 타파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부대행사 상당수가 취소된 점이 안타깝지만, 안전을 위해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 5위에 그쳤지만 그는 이 분야 국내 1인자로 인정받는다. 2016년 초대 드론 레이싱 한국 챔피언, 2017 FAI 서울 월드컵 우승, 2018 드론 챔피언스 리그(DCL) 우승, 지난달 열린 경남 하동 엑스클래스 드론 레이싱 대회 우승 등이 잘 말해 준다.
드론 레이싱은 경기장에 설치한 게이트나 깃발ㆍ링 등 장애물 통과 속도를 기록, 순위를 가린다. 개인전은 조별 라운드를 거쳐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들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해 우승자를 가린다. 단체전은 3명이 한 팀을 이뤄 가장 나쁜 기록을 제외한 상위 2명의 기록을 합산해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한 팀이 우승한다. 경기 때 선수들은 전용 고글을 착용한다. 하늘을 난다는 것만 제외하면 자동차 레이싱과 비슷하다.
레이싱용 드론도 레이싱에 불필요한 부품이나 구성품은 과감히 뺀 것이 특징이다. 손씨는 “레이싱용은 성능과 디자인, 형태 등을 선수가 직접 테스트하며 조립하고 튜닝한다”고 설명했다. 시속 200㎞ 이상 고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순발력과 정확한 조종, 시력 등이 요구된다. 손씨는 “작은 실수 하나만으로 추락하거나 장애물에 부딪칠 수 있어 순간적인 반응 속도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젊은층이 유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손씨도 6세 때 무선조종 비행체에 입문했다. 한국모형항공협회 소속 분과위원장, 심판장을 역임한 아버지 손효정(46)씨 영향이 컸다. 부친을 따라 다니며 무선 헬리콥터와 드론에 대한 꿈을 키웠다. 중ㆍ고교 시절엔 무선조종 헬리콥터나 드론에 빠져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손씨가 속한 벨로체팀은 한국ㆍ영국ㆍ미국 3개국 7명의 선수로 구성된 다국적팀이다. 손씨는 선수 겸 플레잉코치, 부친은 감독이다. 손씨는 “수년 전부터 드론이 붐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거품이 빠지는 것 같다”며 “드론은 취미생활이나 일반 산업은 물론 군사 등 그 적용분야가 무궁무진한 만큼 우리나라도 관련 산업 발전에 정부와 학교, 기업 등에서 더 큰 관심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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