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 간판 박성현과 스웨덴 골프 레전드 아니카 소렌스탐(49)이 설해원ㆍ셀리턴 레전드 매치 포섬매치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골프 레전드 박세리(42)는 미국의 렉시 톰슨(24)과 한 조를 이뤘지만 9오버파를 기록하면서 대회에 참여한 4개조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박세리는 경기를 마친 뒤 “마음만큼 몸이 안 따라주더라”며 웃었다.
박성현-소렌스탐 조는 21일 강원 양양군 설해원의 샐먼ㆍ시뷰 코스(파72ㆍ6,818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포섬 스트로크 경기에서 최종합계 2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박세리와 줄리 잉스터(59ㆍ미국), 로레나 오초아(38ㆍ멕시코), 소렌스탐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레전드와 박성현, 톰슨, 아리야 쭈타누깐(24ㆍ태국), 이민지(23ㆍ호주) 등 현역 톱 랭커들이 참가했다. 첫날 팀 구성은 대회 개막에 앞서 진행된 팬 투표에 따라 박세리-톰슨, 소렌스탐-박성현, 잉크스터-이민지, 오초아-쭈타누깐으로 구성됐다.
이날 경기에서 박성현-소렌스탐 조는 마지막 2개 홀을 남겼을 때만 해도 오초아-쭈타누깐 조에 1타 뒤진 2위였다. 그러나 17번 홀(파4)에서 쭈타누깐의 두 번째 샷이 벙커 앞쪽에 박히면서 오초아-쭈타누깐 조가 1타를 잃어 박성현-소렌스탐 조와 공동 선두가 됐다. 함께 라운드를 펼친 두 조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승부가 갈렸다. 18번 홀 쭈타누깐의 티샷이 왼쪽 깊은 러프에 박혔고, 오초아가 친 두 번째 샷은 반대로 오른쪽으로 치우치면서다. 쭈타누깐의 세 번째 샷이 벙커로 향하고, 오초아의 다음 샷마저 그린을 넘기는 등 2연속 보기를 적어낸 사이 박성현-소렌스탐 조는 무난하게 파를 지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소렌스탐은 “훌륭한 코스에저 재밌는 플레이를 했고, 필요할 땐 박성현이 캐디를 해 줘서 더 고맙다”고 했다. 박성현은 “소렌스탐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서 고맙고, (11번홀에선)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줘 인생 최고의 생일이 됐다”고 기쁨을 전했다.
잉스터-이민지 조가 4오버파로 3위, 박세리-톰프슨 조는 9오버파로 4위를 각각 기록했다. 박세리는 2016년 은퇴 이후 클럽을 거의 잡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를 개최하면서 연습을 시작했다. 그러나 첫 홀 티샷을 왼쪽 풀숲으로 내보내며 트리플보기로 시작했고, 초반 연거푸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7, 8번 홀에서 연달아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세리는 1번홀 미스샷을 두고 “연습을 왜 했나 싶을 정도의 샷이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많이 웃어가면서 했고, 마냥 좋기만 했던 18홀이었다”고 했다.
대회 이튿날인 22일에는 총상금 1억원이 매 홀 일정액씩 걸려 있는 스킨스 게임을 현역 선수들이 치를 예정이다. 스킨스 게임 상금은 해당 선수 이름으로 강원도 산불 피해 돕기 성금에 쓰인다.
양양=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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