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서 담화 발표 
2019년 2월 26일,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김명길 전 대사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을 환영하며 향후 실무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대사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였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조미 실무협상 우리 측 수석대표로서 나는 시대적으로 낡아빠진 틀에 매여 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추장스러운 말썽꾼이 미 행정부 내에서 사라진 것만큼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하고 난 뒤에 미국이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하는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으로 최근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강한 거부감에도 주창해온 방식이다.

이날 방송된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기자들에게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말함으로써 (비핵화 협상은) 매우 후퇴했다”고 비판하며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발언했다.

김 대사 담화와 관련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볼턴 퇴장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유연하게 동시적 병행적 비핵화 방법을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북한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북미가 합의 가능한 수준에서 1차적 합의를 한 뒤 합의와 실천을 추가적으로 병행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외무성 순회대사에 임명되기 전 주베트남 북한대사를 지낸 김 대사는 북미 실무협상 북측 대표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 매체가 그를 수석대표로 공식 호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뉴욕채널을 통한 북미 간 소통이 계속되는 것으로 안다며 9월 중 협상 재개를 기대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9월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로 복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도 수주 내라고 했다”며 “조만간 (실무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이 지난 16일 내놓은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와 관련해 “최근 제재 해제보다는 소위 안전보장, 체제 보장 쪽으로 방점이 많이 옮겨가 있기 때문에 (미국 측과) 여러 가지 얘기를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한다”라며 “아무래도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쪽(북한)의 얘기를 들어봐야 해 그쪽 얘기를 먼저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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