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들의 기후파업, SNS 해시태그(#) 타고 빠르게 번져
학생들은 학교 안 가고, 직장인들도 출근 대신 거리로 나서
“죄송합니다. 오늘 급한 일이 있어서 장사 안 합니다. 기후 문제가 심각해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파업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고, 직장인은 회사를 가지 않았다. 대신 “기후 변화를 막자”는 손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러쉬는 아예 온라인을 포함한 모든 매장의 문을 닫고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쉬 영국 홈페이지는 20일 접속은 할 수 있지만 가게 문을 닫는다는 문구와 그 이유를 적은 글만 볼 수 있다. 평소라면 러쉬 제품들과 소개 문구 등을 볼 수 있던 곳이다. 노란 배경과 까만 글씨만이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들에게 이토록 중요한 일은 기후변화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기후파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러쉬는 홈페이지에서 “젊은이들이 최근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학생들은 기후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하거나 미루지 않고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즉시 행동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러쉬 측은 “전세계 학생들과 아이들은 자신들이 학교를 하루라도 안 가면 어른들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믿는다”며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동참해달라고 부르짖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파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를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기후파업을 시작한 호주는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가 기후파업 참가자로 가득 찬 모습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기후 파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책가방을 메고 “지구 없이 미래 없다”, “우리의 미래를 불태우는 걸 멈춰주세요”라는 문구를 종이 상자에 들고 거리로 나섰다.
호주에서 시작한 기후 파업은 아시아, 유럽 등을 거쳐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SNS상에서도 기후파업을 뜻하는 해시태그(#)가 각국 언어로 달리며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방법도 여러 가지다. 길거리에서 시위 중인 사진을 올리는 것은 물론, 서툰 솜씨로 직접 그림을 그려 공유하거나 기후파업의 문양을 새긴 팬케이크 사진까지 SNS를 타고 퍼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후파업에 동참하는 행사가 예정돼 있다. 녹색당과 한국 환경단체 등은 21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일대 및 전국 각지에서 ‘기후 집회와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기후파업에 동참한다. 녹색당은 기후파업에 대해 “정부와 온실가스 배출 다(多)기업 등 기후 위기 책임자들에게 기후 위기 해결 촉구를 위한 대규모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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