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올 가을겨울 ‘플리스’로 경쟁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탑텐’의 모델 이나영, ‘휠라’의 모델 김유정, ‘네파’의 모델 전지현이 각각 플리스를 입고 화보촬영을 했다. 각 사 제공

패션업계가 ‘플리스(fleece)’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가을과 겨울 선선한 날씨에 보온용으로 입는 일명 ‘뽀글이 재킷’인 ‘플리스’가 올 하반기 업계의 ‘필수 아이템’으로 급부상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잠잠했던 ‘유니클로’도 경쟁에 합류하면서 그야말로 ‘플리스 대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가을겨울(F/W) 시장에서 제조∙유통 일괄(SPA)브랜드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캐주얼 브랜드 등이 플리스 재킷을 일제히 출시하며 ‘롱패딩’ 이후 제2의 전쟁을 시작했다. 플리스는 1980년대 미국 ‘말덴 밀즈’사가 개발한 원단으로, 보온력이 우수해 ‘가성비’ 좋은 소재로 각광받았다. 이후 1990년대 유니클로가 플리스 원단을 이용해 일본식 발음의 ‘후리스’라는 이름의 재킷을 출시,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품화하면서 대중화됐다.

본격적인 가을이 되면서 플리스 대란은 현실이 되고 있다. 먼저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이번에 출시한 프리미엄 ‘부클 테크 후리스’ 2종이 출시 3주만에 온라인 공식몰에서 ‘완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약 판매 및 4차 재주문를 진행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라는 것. 특히 걸그룹 에이프릴의 멤버 나은이 착용해 화제가 된 후드형 부클 테크 후리스는 전국적으로 일시 품절 상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출시한 ‘부클 테크 후리스’

디스커버리 측은 “이번 제품은 지난 8월 26일~9월 15일까지 3주간 매출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다”며 “F/W 판매 성수기에 돌입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해당 상승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A브랜드 ‘탑텐’은 배우 이나영을 통해 플리스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플리스 대란을 위해 물량을 대폭 늘렸다. 탑텐은 이번 시즌 출시한 ‘플러피 플리스’ 생산 물량을 작년 대비 5배로 늘려 총 40만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파스텔 핑크와 퍼플 등 총 9가지 컬러로 구성한 여성용 플리스는 여성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배우 전지현과 김유정을 내세운 스포츠 브랜드 ‘휠라’와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이들이 착용한 플리스 재킷 화보로 일찌감치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받아놓은 상태다. 휠라는 ‘팝콘 보아 플리스’, 네파는 ‘데이브 보아 플리스’를 내세우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재킷과 베스트 등 플리스 소재 제품을 19종이나 출시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했다.

플리스 경쟁은 대형 유통업체도 움직였다. 롯데 이커머스가 운영하는 ‘롯데닷컴’의 자체 제작(PB)브랜드 ‘로썸스튜디오’는 ‘양털 후리스’를 출시했다. 작년 제품보다 방한효과를 높이기 위해 안감에 방풍 필름을 적용해 업그레이드 했다. 가격도 남성용은 4만원대, 여성용은 6만원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유니클로가 ‘후리스’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출시하는 독특한 디자인의 ‘후리스’ 제품들

이런 와중에 플리스 재킷의 원조격인 유니클로의 컴백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1994년 플리스를 캐주얼 의류로 변화시켜 업계에 최초로 대중화시켰다”며 ‘후리스’ 탄생 25주년을 기념한 제품들을 출시한다.

유니클로는 재킷뿐만 아니라 코트와 셔츠, 원피스 등 다채로운 라인업의 ‘후리스’를 무려 63가지나 구성해 ‘2019 F/W 후리스 컬렉션’으로 선보이고, 컬래버레이션을 비롯해 22개의 신상품을 내놓는다. 불매운동으로 숨 죽이고 있던 유니클로가 겨울 주력상품인 ‘후리스’로 서서히 기지개를 펴려는 것이다.

유니클로 측은 “후리스 출시 25주년을 맞아 역대 가장 다양한 디자인의 후리스 컬렉션을 선보인다”며 “유니클로만의 소재 우수성과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까지 일상복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10월에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후리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