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에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첫 우승을 노렸던 교포 선수 크리스티 안(27ㆍ미국ㆍ93위)의 상승세가 8강에서 꺾였다.
크리스티 안은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WTA 투어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단식 8강에서 예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25ㆍ러시아ㆍ39위)에 1-2(7-6<7-0> 4-6 4-6)로 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대회 내내 한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던 크리스티 안은 패배에도 자신에게 큰 위로의 박수를 보내준 관중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올해 US오픈 여자 단식 16강에 오르며 주목 받은 크리스티 안은 이날 자신보다 랭킹이 50계단 이상 높은 알렉산드로바를 맞아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알렉산드로바는 1세트에서만 서브에이스 10개를 기록하며 상대를 압도했지만, 크리스티 안은 상대의 에러를 유도하는 끈질김으로 맞섰다. 게임스코어 6-6에서 맞이한 타이브레이크에선 크리스티 안의 집중력이 앞섰다. 알렉산드로바는 타이브레이크에서 단 한 포인트도 올리지 못하고 6연속 에러를 저지르며 첫 세트를 내줬다. 알렉산드로바는 타이브레이크 도중 소란스러운 관중 때문에 심판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는데, 한국의 미성숙한 테니스 관람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 아쉬운 대목이었다.
2세트부터 알렉산드로바의 추격이 시작됐다. 알렉산드로바는 연달아 리턴에서 실책을 범했지만, 날카로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크리스티 안을 무너뜨리며 세트스코어 1-1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3세트에서 갈렸다. 크리스티 안은 첫 리턴게임부터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기세를 찾아오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이어진 오른쪽 팔꿈치 통증에 체력까지 고갈되며 게임스코어 4-6으로 마지막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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