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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입 닫은’ 화성 용의자… 반쪽짜리 해결 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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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입 닫은’ 화성 용의자… 반쪽짜리 해결 그치나

입력
2019.09.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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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례 조사에서 범행 부인…나머지 6건 명백한 단서 없어 

 경찰, 심리적 압박 통한 자백 확보가 1차 목표 

화성연쇄살인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ㅇ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ㅇ합뉴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56)가 1, 2차 경찰 조사에 이어 3차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시점 유일한 증거인 DNA(유전자) 감정 결과를 보고도 이씨가 범행을 일체 부인하면서 자칫 ‘반쪽짜리 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20일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 7명을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로 보내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자백은 확보하지 못했다. 앞서 18일과 19일 두 차례 조사에서도 이씨는 자신이 화성 사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현재 조사 중인 경찰이 확보한 유일한 단서는 5, 7, 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얻은 DNA 감정 결과다. 이씨의 DNA가 나온 세 사건의 증거물이 피해여성의 속옷이라는 점에서 해당 사건 범행을 입증할 유력한 증거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다른 직접 증거 뒷받침 없이 DNA 일치 결과만으로는 진범을 확정할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다수다.

더구나 10차례 사건 중 모방범죄로 확인된 8차 사건과 DNA 증거가 나온 3차례의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6건의 경우 아직까지 이씨의 연관성을 증명해줄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이 우여곡절 끝에 유력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이씨가 결백을 주장하며 버티기로 일관할 경우 진범 입증이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경찰이 DNA 분석 결과에 따라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서도 이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남부경찰청도 19일 언론브리핑에서 “DNA 일치는 수사의 단서일 뿐이고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종합해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경찰이 기댈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선 이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다. 이씨가 진범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사실까지 진술하게 되면 나머지 사건에서 객관적 증거가 나오지 않더라도 전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 진범 확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경찰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NA 일치 결과는 단초일 뿐이고 확정을 위해 자백이나 정황 증거 등 추가 증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객관적 증거를 들이밀고 신상 공개 카드 등을 통한 심리적 압박을 통해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수사의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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