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검찰 제도 개혁 등에 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 청취에 나섰다. 조 장관은 첫 방문지로 택한 의정부지검에서 수사관 등 직원 20여명의 의견을 들은 데 이어 평검사 20여명과 대화를 가졌다. 이날 대화 내용은 조만간 출범하는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돼 제도 개선에 반영될 예정이다. 조 장관은 ‘검사와의 대화’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일선 검찰청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검사ㆍ직원과의 대화는 검사장 등 간부급을 배석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검사들과 진솔한 대화를 하겠다며 일정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조 장관은 모임이 끝난 뒤 “검찰 개혁과 애로사항 등 허심탄회하게 모든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비교적 활발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진행됐고, 조 장관 일가의 수사에 대한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별다른 언급은 않고 주로 의견을 경청했다고 한다.
법무 장관이 취임 후 지방검찰청 방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관행을 유지해온 걸 감안하면 이날 행사 자체를 문제시할 건 아니다. 전국에서 근무하는 검사와 직원을 직접 만나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기도 하다. 조 장관이 지난 14일 고(故) 김홍영 전 검사의 묘소를 참배한 뒤 “검찰의 조직 문화와 교육, 승진문화 제도가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힌 연장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당사자들인 일선 검사들의 반응이 부정적이다. 평검사들 사이에선 ‘조 장관이 검찰 개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우리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조 장관의 가족은 검찰 수사를 받는 입장이다. 부인의 검찰 소환은 초읽기에 들어갔고, 본인도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수사의 주체인 검사들을 불러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부자연스러울뿐더러 오해의 소지도 있다. 대화에 참석한 검사들이 얼마나 진솔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검사와의 대화’는 서두르지 않는 게 조 장관이나 검사들에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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