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의무를 갓 마친 전(前) 상주 상무 선수들이 원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돌아온다. 이들은 상위 스플릿 경쟁부터 강등권 탈출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후반기 K리그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2명의 상주 9기 선수단은 지난 17일을 마지막으로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의 길었던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전역 당일부터 소속팀 훈련에 합류한 이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 열리는 K리그 1 30라운드 경기부터 실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는 ‘제주의 희망’ 윤빛가람(29)이 있다. 현재 승점 19점으로 최하위에 처져 있는 제주로선 에이스 윤빛가람의 합류가 무엇보다 반갑다. 윤빛가람은 이번 시즌 상주에서 27경기 출전 8골 4도움을 올리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제주는 수비 자원인 백동규(28)도 함께 복귀해 선수단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현재 제주는 리그 12팀 중 득점 10위(30골), 실점 12위(55실점)로 공격과 수비, 전 지표에서 최하위권이다. 경남, 인천과 피할 수 없는 강등권 탈출 전쟁 중인 제주로선 이들의 활약이 필수다.
윤빛가람은 “제주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두가 노력하고 있어서 충분히 반등을 이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대한 빠르게 팀에 녹아 들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귀 소감을 전했다. 제주는 21일 성남 원정에서 승점 3점 획득에 도전한다.
반대편 성남에는 ‘수비의 핵심’ 이태희(27)가 돌아온다. 2015년 성남에서 데뷔해 3시즌 간 70경기를 소화했던 이태희는 올 시즌 상주에서도 27경기에 출전, 2골 5도움으로 오른쪽 측면에서 든든하게 버텨줬다. 리그 9위에 처진 성남(승점 35점)이지만, 상위 스플릿 하한선인 6위 수원(39점)과 승점 차가 4점밖에 되지 않는다. 한 경기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 올 시즌 리그 최소실점 공동 3위(30실점)의 ‘짠물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성남으로선 이태희의 가세로 더 견고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FA컵 4강전에서 화성FC에 일격을 당한 수원은 국가대표 출신 측면 공격수 김민우(29)가 돌아왔다. 상위 스플릿 합류와 FA컵 대권을 노리는 수원에겐 천군만마와 같다. 김민우는 3년 전 수원에서 등번호 11번을 달고 30경기 6골 5도움으로 공격의 날카로운 창 역할을 했다. 공교롭게도 김민우의 복귀전은 21일 상주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민우는 “전 소속팀 상주를 바로 만나게 됐는데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며 “수원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 외에 포항의 작은 거인 심동운(29), 대구 신창무(27), 인천 이상협(29) 등도 팀에 복귀한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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