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 교수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인들의 대학에 대한 사랑은 대학과 관련이 된 많은 것들에 혜택을 준다. 특히 학생들이 진학하기 힘들다는 수도권 대학, 그리고 소위 명문대학의 경우 더 심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몇 달 전이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공유오피스에서 여러 명의 스타트업 종사자들을 만났고, 자연스럽게 내 소개를 하게 되었다. 직업이 교수라 하니, 그중 한 명이 자기도 교수가 될까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고 했다. 포기한 이유는 월급이 너무 적어서 살기가 어렵지 않을까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월급으로 먹고 살기 너무 힘들지 않으냐고 까지 덧붙여 물어왔다. 이 이야기를 듣는 독자들은 좀 의외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는 교수라는 직업이 큰돈을 버는 직업은 아니지만, 먹고살 만큼 벌고 또 사회적인 인식 또한 아직까지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직업이니 말이다. 사실 한국에서 교수를 하면서 내 소개를 할 때 이런 코멘트를 받아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에서는 초임 교수와 박사과정 학생의 연봉 차이가 약 10~20%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박사과정 학생 역시 정규직 직업으로 인식함과 동시에, 소득의 격차가 심하지 않은 전반적인 사회 구조가 합쳐진 결과다. 최소 10~15년은 지나야 되는 정교수의 연봉 그렇게 많이 차이 나지 않는다. 교수는 그냥 공부가 좋아서 또는 어떻게 하다 보니 공부가 잘하는 종목이 되어서 하는 하나의 직업일 뿐이지, 여기에 따라오는 특별한 사회적인 인식과 지위라는 혜택은 별로 없다. 오히려 내가 경험했듯이 월급이 빠듯하기 때문에, 아마도 부자는 아닐 것이라는 선입견 정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교수는 격차가 적은 사회의 모습을 굉장히 많이 반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교수는 천차만별이다. 대학과, 전공에 따라서 또 개인에 따라서 대학 안에서의 연봉도 천차만별이다. 한국돈으로 6,000만~7,000만원대 연봉을 받는 초임 교수가 있는 반면, 2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초임교수도 있다. 돈을 벌기 위하여 여름 방학에 페인트칠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교수가 있는 반면, 노벨상 수상 후 자신의 자산운용회사를 운영하는 교수도 있다. 소수의 교수이기는 하지만, 미국 대통령을 대놓고 욕할 수 있는 권위와 사회적인 지지를 가진 교수도 있다. 미국의 교수는 그야말로 미국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모습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한국 대학 교수의 모습은 어떨까.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도 성공으로 여긴다. 직업의 평등을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아에서조차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대학에 대한 사랑은 대학과 관련이 된 많은 것들에 혜택을 준다. 물론 한국사회에서도 대학교수라고 무조건 받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사회적인 인식과 지위라는 혜택을 받는 것을 부인하기도 힘들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진학하기 힘들다는 수도권 대학, 그리고 소위 명문대학의 경우 더 심하다. 특별히 잘한 일이 없어도 교수라는 직함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성취로 여겨질 때도 많다.

그리고 성숙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저절로 따라오는 사회로부터의 대접에 책임과 의무로 답을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 대체로 이런 특혜를 받는 집단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집단을 보호하는데 안간힘을 쓰게 되어있다. 물론 이 보호 중 가장 첫 번째는 이런 경로를 거쳐서 이 집단과 처음부터 함께하지 않은 사람은 들어오기 힘들게 하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다. 비슷한 현상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그리고 비교적 좋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유지하는 여러 직업군에서도 보였다.

나는 대학의 소비자들은 대학도 마치 기업을 대하듯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입시지옥의 한국에서 이것이 가능할까 역시 의심한다. 진정한 가치를 대학으로부터 받고자 한다면, 더는 대학과 대학교수들에게 그들이 한 것 이상을 어떤 형태로든 주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대학이기 때문에,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그냥 무엇인가를 받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말이다.

영주 닐슨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GSB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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