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체결 17일 앞두고 전사한 김기봉 이등중사
5월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가 발굴된 고 김기봉 이등중사의 생전 모습. 국방부 제공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견된 국군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추가 확인됐다. 정전(停戰)협정 체결을 17일을 앞두고 전사한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다.

국방부는 “5월 22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 유해 형태로 발굴된 유해가 고 김기봉 이등중사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이곳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된 건 고 박재권, 남궁선 이등중사에 이어 세 번째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 이등중사는 27세였던 1951년 12월 6ㆍ25전쟁에 참전했다. 제2사단 31연대 소속이던 그는 1953년 7월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교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정전협정 체결을 불과 17일 앞둔 시점이었다. 국방부는 “발견됐을 당시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좁은 개인호에서 아래 팔이 골절되고 온몸을 숙인 상태였다”며 “정밀감식 결과 두개골과 몸통에서 금속 파편이 확인된 점으로 미뤄볼 때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다 사용하지 못한 탄알이 장전된 M1 소총과 철모, 전투화, 지갑, 단추, 연필 등이 유해와 함께 발견됐다.

김 이등중사의 신원은 아들 종규(70)씨가 2009년과 2018년 제공한 유전자(DNA) 정보로 확인됐다. 10여년간 부친 유해를 찾기 위해 애써 온 김씨는 지난해 12월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 발굴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해 마침내 부친 유해를 찾게 됐다. 아들 김씨는 “진짜 찾은 게 맞나 싶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과의 협의를 거쳐 10월 중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등 후속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DMZ 내에 있는 미수습 국군 전사자 유해가 1만여구에 달하리라는 게 국방부 추정이다.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현재까지 170여구로, 유품은 4만3,000여점에 이른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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