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 촉구 목소리가 대학가를 강타했다. 전국 대학교수 3,400명은 시국선언을 내놨고, SKY라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서는 동시에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19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290개 대학에서 3,396명의 교수가 시국선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대학교수 시국선언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3년 만이다. 대학별 참가자 수는 서울대(179명), 경북대와 연세대(각 105명), 고려대(99명), 경희대(94명) 등의 순서였다. 앞서 지난 13일부터 온라인에 시국선언문을 공개하고 서명을 받았다.
그러나 서명 교수 전체 명단 공개는 다음 주로 연기됐다. 전날 오후 서명 홈페이지에 ‘유시민’ ‘조국’ ‘자한당’ 등 수천 건 이상의 허위 서명이 등록됐다는 게 이유다. 정교모는 허위 서명을 한 이들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낱 졸부조차 꺼리는 부정한 일을 국립대 교수가 여러 차례 직접 개입했거나 부인이 하는 것을 공모, 방조했다"며 "우리 학교에서 입학처장으로 근무한 분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학생을 뽑았으면 좋겠다’는 그 한마디 때문에 1년 6개월 실형을 살고 교수직에서 파면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시민들이 캠퍼스에서 촛불을 밝혔다. 조 교수 딸(28)이 졸업한 고려대는 오후 7시 안암캠퍼스 중앙광장, 조 장관의 모교 서울대는 오후 8시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4차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조 장관과 직접 관련 없는 연세대에서도 오후 7시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연세대는 첫 집회다.
다만 세 대학 모두 총학생회 대신 일반 학생들이 진행해 대표성도, 규모도 줄어든 모습이다. 서울대는 총학이 주도한 2, 3차 집회 때와는 달리 학생증 확인 등을 통한 외부인사 차단 절차를 생략했다. 이 때문에 참가자 대부분은 일반 시민에 가까웠다. 연세대는 신원확인을 거쳤지만, 참가자들 대부분은 중ㆍ장년 졸업생들이었다. 세 대학 모두 참가 인원은 150~200명 수준에 그쳤다. 지난 집회 참가자는 500명 정도였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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