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두 달 만에 또 인하한 것이고, 내년 1분기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예금금리 인하와 양적완화(QE)를 재개한 뒤 주요국들은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본은 19일 단기 정책금리를 -0.1%로 유지했지만 “2% 물가상승 흐름이 손상될 우려가 커지면 추가 금융 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다른 나라 통화 당국의 부담을 덜었다”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현재 1.50%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역대 최저 수준인 1.25%가 된다. 하지만 0%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리한 정책은 아니라는 평가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확대되고, 미중 무역전쟁과 유가 급등 가능성 등 대외 악재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도 가용한 통화ㆍ재정정책을 신속히 동원해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뉴욕대 교수도 “제로 금리까지 검토할 정도로 적극 대응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정부는 이미 예산 조기 집행과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고, 한은도 7월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경기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이 투자나 소비로 흘러가지 않고 금융권에서 맴도는 ‘돈맥경화’ 때문이다. 올해 2분기 통화승수(현금과 예금의 합인 통화량을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본원 통화로 나눈 수치로 돈이 시중에 얼마나 활발하게 돌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가 15.7로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6월 말 기준으로 은행에 머무는 부동자금은 983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기업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가계는 저축한 돈을 좀처럼 쓰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으로 빠져들던 초기 모습과 비슷하다. 정부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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