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고려대 후문에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김예슬은 대학이 학문 탐구의 전당이 아니라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 대기업 하청업체로 전락했다고 고발하며 자퇴했다. 3년 뒤 같은 장소엔 민영화 반대 투쟁에 나선 철도 노동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토익과 공무원 광고 시험 전단을 밀어냈다. 그들의 선언과 외침으로 우리는 회피하고 싶었던 진실과 마주한다. 공부와 삶, 지식과 노동은 왜 일치하지 못하는가. ‘진격의 독학자들’은 2016년 한국일보와 인문학협동조합이 공동 기획했던 ‘진격의 독학자’ 연재를 묶은 책이다. 세상의 평가, 제도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시스템 밖에서 독창적인 배움의 길을 찾아 나섰던 스무 명의 삶을 조명했다. 작가 장정일, 노동운동가 김진숙, 화가 조양규 등 이 시대 독학자들의 면모를 다양하게 풀어냈다. 이들에게 공부는 한 평생 다하는 신념이자 태도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진격의 독학자들
황호덕 외 19명 지음
푸른역사 발행ㆍ260쪽ㆍ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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