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는 살인마를 알아봤던 걸까. 33년 만에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드러나자 과거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범인에 대해 언급한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3년 9월부터 약 1년간 부녀자 20명을 살해해 암매장한 유영철은 2006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살인 경험자의 입장에서 화성 연쇄살인사건 범인에 대해 “다른 사건으로 오래 전부터 교도소에 수감돼 있거나 이미 죽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살인 행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이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인물은 유영철의 말대로 수감자였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유류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A씨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994년 충북 청주시 자신의 집에서 처제(당시 20세)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ㆍ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현재까지 복역 중이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의 반경 2㎞ 일대에서 10대 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10여 명을 성폭행 뒤 살해해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건이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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