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작품, 525만 관객 동원 당해 국내흥행 1위
원작 연극인 ‘날 보러 와요’도 흥행ㆍ작품성 호평
영화 '살인의 추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30여년 만에 유력 용의자가 검거된 국내 최악의 미제사건 ‘화성 연쇄 살인사건’은 이를 모티브로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2003)으로 널리 알려졌다. 개봉 당시 52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당해 국내 흥행 1위를 기록하고 대종상 영화제 감독상과 최우수작품상 등 상을 휩쓸었다. ‘살인의 추억’으로 입지를 다진 봉 감독은 다음 영화인 ‘괴물(2006)’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자리잡고 13년 뒤 영화 ‘기생충’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986년 경기 화성군에 잇따라 강간 살인사건이 벌어지자 사건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지역 토박이 형사인 박두만(송강호)와 서울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이 각자 다른 수사 방식으로 범인을 추적해 간다는 내용이다. 박두만의 “밥은 먹고 다니냐?”와 첫 번째 용의자인 백광호(박노식)의 “향숙이 예뻤다”의 대사가 유명하다. 세 번째 용의자로 등장한 박해일의 인지도를 대폭 상승시킨 영화이기도 하다. 극중 살해되는 희생자는 6명에 모두 젊은 나이였지만, 실제 사건의 희생자는 10명에 고령 여성도 포함됐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끝내 범인은 밝혀지지 않는다.

살인의 추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범죄추리소설 광이었던 봉 감독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김광림의 희곡 ‘날 보러 와요’를 원안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형사 중심의 인물 구도와 FM라디오를 이용한 수사 등을 희곡에서 따왔고, 여기에 봉 감독이 6개월 넘도록 직접 사건기록을 뒤지고 사건을 취재한 기자와 담당 형사를 만나 시나리오를 탄생시켰다. 봉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공포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대적 한계까지 묘하게 얽힌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적격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의 원작인 연극도 초연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996년 김광릭 작ㆍ연출로 초연돼 객석 점유율 90%라는 기록을 세웠고 같은 해 서울연극제 대상과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과 작품성 양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가 두 형사간의 갈등이 중심이 된다면 연극은 수사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애환과 용의자의 에피소드가 더욱 다양하게 담겼다. 권해효, 황석정, 류태호 등이 ‘날 보러 와요’에 출연했던 배우다.

연극 '날 보러 와요'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18일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수감 중인 50대 남성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유전자(DNA) 재감정을 의뢰했고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용의자의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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