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세입자에도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국회 문턱 넘을지 불투명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부와 여당이 2년인 전ㆍ월세의 기본 계약 기간을 사실상 최소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주택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통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는 18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열어 ‘대국민 법률서비스 제고 및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한 뒤 이같이 밝혔다. 주거안정을 위해 세입자가 원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전ㆍ월세 계약이 한 차례 연장되도록 해 기본 거주 기간을 최소 4년으로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현행법은 상가를 빌릴 때만 이 같은 임차인(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한다. 지난해 10월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원할 시 10년까지 상가를 빌릴 수 있도록, 계약갱신요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당정은 주택 시장에도 유사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안정적인 장기간의 임차 기간 보장을 위해 상가임차인에게만 인정되던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을 주택임차인에게도 보장하기로 했다”며 “주택상가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도 조정실효성 확보를 위해 조정신청이 있으면 바로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건물의 철거 또는 재건축시 우선 입주권이나 보상청구권을 인정해 임차인이 예측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지 않고 안정적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임대차 관련 법제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당정협의 결과. 그래픽=송정근 기자

전ㆍ월세 기간 연장을 위해 현재까지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다. △전ㆍ월세의 기본 계약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세입자가 원할 시 1회에 한해 계약연장을 거절할 수 없게 해 거주기간을 6년까지 보장하는 안(김상희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현행 2년은 두되, 같은 방식으로 거주 기간을 4년까지 보장하는 안(백혜련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등이다. 모두 집주인의 거절 사유는 △지나친 전ㆍ월세비의 연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주택 파손 △철거 및 재건축 등으로 까다롭게 제한한다.

두 안 모두 보증금과 월세의 상승분을 ‘물가 상승률 평균을 초과하지 않는 선’이나 ‘5% 이내’로 묶어두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어, 법안 추진 과정에서 전월세 상한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세입자들은 환영할 소식이나, 주택활용도나 집주인의 부담 등을 이유로 야당이 반대할 경우 법안 통과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6년 안’보다 ‘4년 안’이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여당의 기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여러 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온 사항인 만큼 조만간 구체 추진 방안을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날 재산비례 벌금제 도입 등 각종 법률 취약층 구제책도 내놨다. 재산비례 벌금제는 범죄행위에 따른 벌금을 재산에 따라 차등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주로 피고인만 제공 받던 국선변호를 체포된 미성년자, 심신장애의심자 등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 △가습기 살균제 같은 집단적 피해 사건에서 소송을 하기 전 양측에 서로 법원을 통해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증거개시명령제 도입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서민을 위한 법률 서비스 확대에 방점을 찍어, 자칫 조국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가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검찰개혁에만 지나치게 몰두한다는 오해를 불식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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