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팝스타 리한나가 자신의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 한국 출시를 기념해 ‘뷰티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리한나는 행사 예정 시간보다 무려 2시간 35분이나 늦어 ‘역대급 지각’으로 논란이 됐다.

무려 3시간 35분을 꼼짝없이 기다린 이들이 있습니다. 9년만에 내한한 팝스타 리한나 때문입니다. 리한나는 지난 17일 저녁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자신의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의 한국 출시를 기념해 ‘뷰티토크쇼’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행사 예정 시각(오후 5시)보다 무려 2시간 35분이 지난 오후 7시 35분에야 모습을 드러냈으니까요.

펜티 뷰티 측이 오후 4시부터 4시 55분까지만 입장 가능하다고 공지한 탓에 4시쯤 온 대부분의 관객들은 3시간 이상 기다린 겁니다. 행사장 바깥에 마련된 라운지에는 의자 조차 없어 몇 시간 동안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왔다는 20대 팬들은 다리가 아프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 정도였지요. 리한나는 “교통체증 때문에 늦었다”며 짧은 사과를 남겼을 뿐입니다.

리한나는 이 행사가 끝난 뒤 곧바로 신세계면세점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되는 파티였죠. 하지만 앞선 행사가 9시 35분에 끝났기 때문에 지각은 불가피했습니다. 결국 그는 다음날 새벽 1시쯤 파티장에 도착했다고 하네요.

17일 오후 4시께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리한나의 화장품 브랜드 ‘펜티 뷰티’ 출시 기념 ‘뷰티토크쇼’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티켓을 받고 있다.
17일 오후 5시께 리한나의 ‘뷰티토크쇼’가 열리기 전 행사장 밖에 마련된 라운지의 모습. 행사가 시작될 시각이었지만 ‘펜티 뷰티’ 측은 이렇다 할 설명이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몇 시간째 서서 기다렸다.

리한나의 ‘역대급 지각 사태’ 뒤엔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치열한 ‘기 싸움’이 있었습니다. 두 면세점은 한달 전부터 펜티 뷰티 입점 및 출시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쯤 롯데면세점은 “펜티 뷰티를 국내 시장과 면세업계 최초로 론칭한다”는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죠. 불과 3시간 뒤 신세계면세점은 “펜티 뷰티 론칭을 기념해 업계 최초 면세점 매장 내에서 파티를 연다”고 자료를 돌렸습니다. 모두 ‘최초’라는 단어에 열을 올린 겁니다.

펜티 뷰티 유치 경쟁도 치열했을 겁니다. 면세점 사업에서 신규 브랜드 유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명품이나 막 뜨기 시작한 브랜드는 하루라도 먼저 입점시켜야 고객들의 눈도장을 받고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라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국내 면세점사업은 중국의 보따리상 ‘따이궁’ 의존도가 높습니다.

펜티 뷰티가 한국 백화점 대신 면세점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의 면세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가격 경쟁력이 있으니, 여러 제약이 많은 중국에 직접 진출하기 보다 한국에 먼저 터를 잡은 것이죠. 그래서 두 면세점은 관련 행사도 힘을 쏟았습니다. 롯데면세점은 이례적으로 600여석의 영화관을 대관해 펜티 뷰티 행사를 후원했고, 신세계면세점은 매장에서 나이트 파티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두 면세점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리한나의 지각 사태가 브랜드와 자사 이미지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롯데면세점은 무사히 행사를 마쳤지만 관련 홍보를 하지 못했고, 신세계면세점은 리한나가 행사에 불참할까봐 하루 종일 노심초사했다는 후문입니다.

글∙사진=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