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너무나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 등이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는 문제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국경없는기자회(RFS)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은 “사실에 기반한 공정한 언론이 사회 구성원 간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 등과 만나 “언론의 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고 또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이 자유로우면서도 공정한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할 때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언론 상황에 대한 염려를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언론 자본과 광고 자본, 속보 경쟁과 극단적인 입장의 대립,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증오와 혐오,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 뉴스나 허위정보들이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경없는기자회가 언론이 공정한 언론으로서 사명과 역할을 다하도록 계속해서 큰 역할을 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로 권력, 자본, 제도, 허위정보, 오보 등이 있는데, 근거 없는 소문, 광고, 기득권의 이익도 포함된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전세계가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에 대해 인지하고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위기 증상에 대한 치료이지 (그 대책이)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국 대통령이 국경없는기자회 대표단을 접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접견은 들루아르 사무총장이 2017년 6월에 이어 지난 6월 공식 서한을 통해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며 이 같은 서한을 보내왔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이 그(문 대통령 집권) 이전의 10년 동안 언론 자유에 있어서 힘든 시기를 가졌었다”며 “이후에 한국의 언론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사의를 전하기도 했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16년 70위까지 떨어졌다가 2017년 63위, 지난해 43위, 올해 41위로 개선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언론인들의 인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1985년 설립됐다. 2002년부터 매년 180개 국가를 대상으로 미디어의 자유가 어떤 수준인지를 측정하는 지표인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접견을 통해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의 취지에 공감하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선언의 이행을 위한 정부 간 협의체인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파트너십’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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