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감성 ‘낭만포차’ 야시장… “오밤중에 마차만 갖다 놓는다고 다 같은 야시장은 아니죠”
“야시장도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상인들이 주도해야 성공합니다.” 김종진(63ㆍ사진) 안동서부시장상인회 고문은 천편일률적인 야시장으론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지역 상인이 앞장서서 서부시장 고유의 야시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안동시 태화동 서부시장 야시장이 확 바뀌었다. 2017년 12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열렸던 ‘청춘야시장’이 1년 가까운 재정비기간을 거쳐 지난 20일 ‘낭만포차’로 새출발했다. 20개의 개성있는 판매대를 앞세워 지역민과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김씨는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마다 야시장이 유행처럼 생기는데, 고객층을 고려하지 않은 푸드트럭이나 단순한 이색 음식으론 한계가 많다”며 “서부시장도 평소 주고객이 20, 30대 젊은 층보다는 50대 이상 7080세대가 많은데 청춘야시장은 이를 간과했다”며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김씨는 다른 지역에서 20여년간 식당 등을 하다 16년 전 서부시장에 터를 잡은 ‘터줏대감’이다. 지난해까지 7년간 상인회장을 지냈다. “젊은 시절 혈기를 이기지 못해 사고도 좀 쳤지만, 그때 열정을 서부시장 활성화를 위해 쏟아 붓고 있는 셈”이라며 “서부시장 낭만포차가 전국 전통시장 최고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20년전만 해도 서부시장은 1톤 트럭 짐칸 크기 정도의 수레에 천막을 친 포장마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아이스박스에서 꺼낸 고등어 등을 구워 팔곤 했다”며 “그때의 감성을 계승하면서 위생 문제 등을 개선한 포차로 서부시장만의 야시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폐쇄한 청춘야시장에 데인 상인들은 외면했다. 김씨는 “상인들을 하나 하나 직접 만나 완전히 다른 새로운 야시장을 함께 만들자고 설득했다”며 “생선구이 멍게회 등 50대 이상 연령대에 특화한 모델을 제시했고, 20개의 판매대를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업 자체가 목적일 수 있는 관주도 야시장과 상인들이 생계를 걸고 하는 야시장은 분명 다를 것”이라며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서부시장의 특성과 중장년층을 정확히 공략한 이번 야시장이 분명히 성공한다”고 자신했다.
가로 5m, 세로 1.1m, 높이 2.5m 철제 판매대는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고등어 꽁치 등을 구울 수 있도록 제작했다. 김씨는 “서부시장만의 특성을 잘 살려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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