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면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 문제를 어느 정도 개선하고, 수질과 생태계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정부의 4대강 보 처리를 공식화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역의 환경업체가 무동력으로 4대강 보의 녹조를 막고, 보 상류 하단에 쌓이는 슬러지 배출 등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주목 받고 있다.
청양과 대전에 공장과 연구소를 둔 향토 기업 계룡환경㈜는 ‘보 상류의 녹조 방지 및 슬러지 방출 시스템’으로 특허를 받았다.
이 기술은 보 상류 사각지대에 사이펀 원리의 무동력 물 순환기술을 적용해 보 전체의 수질향상과 수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사이펀은 액체를 기압 차와 중력을 이용해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연통형의 관을 말한다. 액체가 이동하는 것은 속이 빈 원통형 막대의 긴 쪽이 중력을 더 받아서 짧은 쪽보다 내려가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공기나 물의 경우 갑자기 좁은 곳으로 많은 물질이 지나갈 때 압력이 강해지는 것이 바로 사이펀의 원리다.
이런 사이펀 원리를 활용한 관을 보에 저장된 물 하단에 거미줄처럼 설치해 자동으로 하단의 물 흐름을 만들고, 슬러지를 배출한다. 시스템은 태양광을 활용해 대부분의 전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한다.
송준호 대표는 “보에 저장된 물의 상단에만 물길이 만들어져 유동성이 없는 하단에 사수 즉 죽은 물이 발생해 수중 생태계 파괴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한 계룡환경은 특허를 받은 데 만족하지 않고, 보다 다양하고 효율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더해 최근 보완 특허(보 상류의 수질 관리 및 오염대응 시스템)를 진행 중이다.
계룡환경은 보 전체 내 수질이 기준치를 초과할 때 가장 나쁜 순서대로 순환시스템이 우선 작동되는 기술을 적용했다. 소하천에서 입수되는 물의 용존산소와 냄새물질, 농약성분 등 수질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장치를 추가했다. 소하천에서 유입된 물의 오염이 심하면 자동으로 배출하는 시스템도 더했다.
보 주변 심층부와 소하천의 바닥 침전물(슬러지 등)도 전체적으로 흡입하고 배출하는 준설효과도 거둘 수 있다. 스크류 노즐을 도입해 배수관에 물이 입수될 때 발생하는 와류효과로 내부 이물질 발생도 최소화한다.
수생태 피해를 막기 위해 유입 관로와 주변에 여과시스템과 물길(물고기 등 통로)을 설치하고, 자동공기 주입 시스템을 통해 보에서 물을 방류할 때 용존산소량도 증가시켜 생태 환경도 개선한다.

기술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송준혁 전무는 “모든 시스템은 자동제어 및 원격조정이 가능해 선택적으로 소하천 물 순환까지 가능하다”며 “수위 등의 문제로 시스템 작동에 문제가 생겨도 송수펌프와 물 보충관, 에어관 등이 즉시 작동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 기술을 현재 조성된 보에 적용하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연 생태계도 살릴 수 있어 보 처리를 둘러싼 논란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룡환경은 2005년 청양 운곡농공단지에 둥지를 틀고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ㆍ하수 등 물 관련시설 전문 환경업체다. 원통형 스테인리스 물탱크, 고속응집침전시스템 등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ISO 품질인증을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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