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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혁신이 이뤄지는 비밀 연구소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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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혁신이 이뤄지는 비밀 연구소 가봤더니”

입력
2019.09.18 17:46
수정
2019.11.1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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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NN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르포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홍보관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제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홍보관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제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매 부진과 뇌물 스캔들,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반도체 원가 상승 우려 등 삼성은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미 CNN 방송이 삼성의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현장을 찾았다. 삼성의 직원들은 ‘비밀 연구소’에서 묵묵히 혁신을 경쟁하며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지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CNN은 전했다.

CNN은 지난 7월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의 연구개발(R&D) 시설을 방문했다며 이 곳에서 진행 중인 각종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반도체의 뒤를 이을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3년간 220억달러(약 26조2,000억원)를 쏟아 붓고 있다. 그리고 이 자금의 대부분이 바로 스마트시티 내 비밀 연구소에 지원된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엄격한 보안 검사를 거친 취재진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연구소다. 디지털 콕핏은 자동차 안에서 계기판 디스플레이를 통해 집 안의 스마트 가전제품까지 제어하고, 집에서 자동차 시동을 걸거나 연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지난해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첫 공개된 신기술이다.

이 곳에서 CNN의 간판 앵커인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는 언론인 중 처음으로 디지털 콕핏 2세대 기술이 적용된 마세라티 차량을 직접 운전해보기도 했다.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순간까지 ‘초연결(hyper-connected)’상태일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 미래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CNN 기자들은 삼성종합기술원으로 이동해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보행 보조 로봇 ‘젬스(GEMSㆍ보행향상 및 이동 시스템)’도 체험했다. 젬스는 고된 신체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나 노인 및 장애인의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직접 사용해 본 기자는 “무게가 2㎏ 정도로 가볍고 착용도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누군가가 밑에서 다리를 들어 올려 주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CNN은 그 밖에도 소방관들을 위한 열감지카메라, 미니 프린터, 시각보조 애플리케이션 등 삼성의 다양한 첨단 제품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CNN이 특히 주목한 건 삼성의 사내벤처 프로젝트인 ‘씨랩(C-LabㆍCreative Lab)’이다. 방송은 지난 6년간 250개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뒀다며 “씨랩이야말로 디지털 시티 내 어떤 제품보다 혁신적인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공모에 선정된 직원은 자신이 고안한 시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때까지 이곳에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보완ㆍ발전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삼성 내에 스타트업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남들과 다른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혁신정신을 높게 사는 한편,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조언한다고 CNN은 덧붙였다. 올 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성급하게 출시했다가 스크린 결함 등 문제가 발견되며 체면을 구겼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 소비가전 연구부문 부대표는 “삼성은 때로는 과한 경우도 있지만 매우 공격적으로 기술 혁신에 뛰어든 덕분에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지킬 수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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