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늦고 철통보안 신분 확인 불편 호소… 지지자들까지 북새통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은 삼엄했다. 이 때문에 환자, 방문객들 사이에선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 병실이 있는 21층 VIP병동은 의료진, 환자, 보호자만 드나들 수 있도록 철저히 통제됐다. 보안 직원이 1층 엘리베이터와 21층 병동 비상구 계단 등에 배치됐다. 21층 입원 환자나 보호자도 확인을 거쳐야만 드나들 수 있었다. 21층 얘기만 나와도 의료진과 보안직원 등 모두가 “무슨 용건으로 왔느냐”고 되물으며 답변을 피하거나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건물 내 환자용 엘리베이터 6대 가운데 14층에서 21층까지 운행되던 고층용 엘리베이터 3대도 통제됐다. 한 대는 21층과 1층, 지하 1층만 오가는 21층 전용 엘리베이터가 됐다. 나머지 두 대는 21층을 지나지 않도록 변경됐다.
이 때문에 일부 환자나 보호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휠체어를 탄 환자를 돌보던 김모(66)씨는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3대 넘게 보낸 뒤에야 겨우 탔다”며 “엘리베이터가 평소보다 너무 늦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병문안을 위해 19층 병실을 매일 찾고 있다는 A씨도 “19층에서 지하 5층으로 가는 데 20분을 기다렸다”며 “안내조차 받지 못해서 더 화가 난다”고 말했다.
불편을 늘리는 것은 하나 더 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집회다. 지난 16일 박 전 대통령 입원 당일 응원집회를 연 데 이어, 병원 정문 부근에 천막까지 치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3,000배’를 내걸고 병원을 향해 절을 반복하기도 했다. 다음 달 중순까지 병원 앞 집회를 신고해둔 상태여서, 박 전 대통령 입원 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 이용객들은 대체로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노모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문모(50)씨는 “병원 진입하는 데 집회 장소를 피해 빙 둘러와야 했다”며 “절을 한다 해서 병이 낫는 것도 아닌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입원 당일 배치했던 8개 중대 500여명의 경비 병력은 철수시켰지만, 주변 순찰은 더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지자들의 집회, 구치소 측의 요청 등을 감안해 병원 주변 치안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런 불만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병원 관계자는 “며칠간 특별한 불편은 없었다”고만 말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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